Korean Academic Society Of Rehabiltaion Nursing

Journal Archive

The Korean Journal of Rehabilitation Nursing - Vol. 24 , No. 2

[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Rehabilitation Nursing - Vol. 24, No. 2, pp. 143-153
Abbreviation: Korean J Rehabil Nurs
ISSN: 1229-294X (Print) 2288-300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1
Received 05 Dec 2021 Revised 28 Dec 2021 Accepted 29 Dec 2021
DOI: https://doi.org/10.7587/kjrehn.2021.143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원의 적응과정
김희현
춘해보건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

The Adaptation Processes of Family with Sudden Bereavement
Kim, Hee Hyen
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Choonhae College of Health Sciences, Ulsan, Korea
Correspondence to : Kim, Hee Hyen Department of Nursing, Choonhae College of Health Sciences, 9 Daehak-Gil, Ungchon-myeon, Ulju-gun, Ulsan 44965, Korea. Tel: +82-52-270-0212, Fax: +82-52-270-0189, E-mail: urdestiny@ch.ac.kr


ⓒ 2021 Korean Academic Society of Rehabilitation Nursing http://www.kasren.or.kr

Abstract
Purpose

This study was attempted to develop an entity theory about the sudden bereavement experience with the family by understanding and describing the semantic system of the adaptation experience of the family who experienced sudden bereavement.

Method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 with a purposive sampling of nine people who experienced sudden bereavement. Data analysis was in the stages of open coding, axis coding, and selection coding by applying the grounded theory method.

Results

As a result of this study, the core categories was 'Accepting loss and enduring life', the central phenomenon was 'Heartbreaking grief', the context was 'Guilty and regret', the action/interaction strategy were 'Immerse in the sorrow', 'Accepting reality', and the intervention condition was 'Supporting system'. As a result, the sudden bereavement experience presented 'A life to start again' and 'A difficult daily life to endure'.

Conclusion

Based on the results of this study, it can be seen that systematic and professional counseling strategies, multidisciplinary intervention programs and programs are urgently needed to care for the bereaved family members.


Keywords: Sudden bereavement, Adaptation, Qualitative research
키워드: 갑작스러운 사별, 적응, 질적연구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최근 우리나라는 교통의 발달, 도시 구조물의 대형화·밀집화·고층화로 재난의 발생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Kim, 2008).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와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는 기상이변과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대표적인 재난의 예로써 재난의 규모도 대형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정보통신, 교통, 수송시스템의 마비, 테러, 조류독감, 구제역, 광우병, 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VID-19 등은 기존의 자연재난이나 인적재난과 성격이 다른 신종재난으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Lee, 2005). 이러한 이유로 현대인들은 여러 가지 재해, 재난, 교통사고 등으로 예견하지 못한 사건에 노출되어 준비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사별을 많이 경험하게 되었다(Lim, 2007). 갑작스러운 사별은 개인의 삶의 전 영역에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심리적, 정서적으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고 가족이나 개인 역할의 변화, 생활 패턴의 변화, 또는 가족체계의 붕괴와 같은 위기 상황이 초래되기도 한다(Cha, 2012). 갑작스러운 사별 경험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잘 해결되지 못한 사별슬픔(grief)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여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협하고 특히 우울증으로 이환 될 위험성이 증가하며 자살과 같은 사회적 문제로 이행될 수도 있다(Kissane et al., 2006; Ott & Lueger, 2002; Parkes, 2001). 또한 예견된 죽음을 접한 경우와 달리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한 경우에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하여 공포와 마비와 같은 문제를 야기 할 수도 있다(Neimeyer, Currier, Coleman, Tomer, & Samuel, 2011).

Lim (2007)은 갑작스러운 사별과 관련된 연구에서 죽음이 예측될 수 없었을 때 예견된 슬픔(anticipated grief)을 거치지 못하게 되어 사별 후 초기 슬픔의 강도가 심하다고 하였다. Han (2002)과 Shon (2007)의 연구에서는 정상적인 죽음, 가족과 함께 맞이하는 죽음, 죽음 시기의 적절성, 준비된 죽음인 경우에는 사별에 대한 적절한 대처전략을 통해 사별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사별로 인한 사별슬픔, 적응은 다학제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이며 갑작스러운 사별 경험을 한 사별 유가족들의 적응을 위해 전문가들은 적절한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이 유가족에게 어떠한 심리적 손상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의 결과들은 상당한 정도로 축적되어져 온 것으로 보이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을 경험한 유가족들의 중심현상을 이해하고 그들의 경험을 연구한 질적연구는 극소수이다. 질적연구의 목적은 어떤 중심현상을 경험하는 개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사별 경험은 일회적인 사건이 아닌 과정적인 사건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하며, 사별이 가져오는 과정적 영향과 변화, 그리고 회복과 적응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질적연구방법이 적절하다(Lee, Jo, & Lee, 2007). 질적연구방법 중 근거이론방법은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에 의해 드러나는 유족들의 적나라한 감정 표현과 적응과정을 분석하여 이들이 삶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가족 간에 상호작용하며 일상적으로 삶을 재편해 나가는지 다양한 맥락을 이해하는데 통찰력을 제공해줄 수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에 대한 선행연구가 부족하므로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대상자의 적응과정을 심도 있게 이해하여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중재를 제공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연구 중심현상을 설명하고 이론을 개발, 발전시키는 질적연구방법인 근거이론방법을 이용하여 갑작스럽게 가족과 사별한 유가족들이 다른 가족구성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삶을 통합하며 일상생활에 적응해 나가는지 그 과정과 의미체계를 기술하고, 이와 관련된 간호요구를 파악하여 효과적으로 삶에 재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심리적 재활간호의 실체이론을 개발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원이 어떠한 상황과 맥락에서 작용/상호작용을 통해 적응을 해나가는지 심층적으로 파악하여 이들의 적응경험에 관한 실체이론을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 질문은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의 적응 경험은 어떠한가?”이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상징적 상호작용주의에 바탕을 둔 근거 이론적 방법을 적용하여 가족과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사별 가족의 적응 경험에 대한 이론 개발을 위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의 참여자는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경험한 대상자들로 본 연구의 목적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에 동의한 자이다. 참여자 선정과정은 A광역시 재난심리지원센터 심리지원 상담전문가 활동 중 자발적 참여에 동의하여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자를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면담을 시작하였고, 가족과의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참여자를 알고 있는 지인들의 소개로 참여자를 선정하는 눈덩이 표집법으로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참여자의 수는 9명이며 자료의 수집과 동시에 분석을 실시하면서 이론적 포화가 이루어진 시점까지 진행되었다. 면담 초기에는 사별을 경험하고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참여에 동의한 참여자를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 하였고 그 이후로는 주요개념을 지속적으로 비교 분석하면서 속성과 차원의 수준이 다른 상황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예를 들어 가족 중 자녀와의 사별을 경험 후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는 참여자를 선별하여 면담을 한 후 부모와의 사별을 경험한 성인 자녀의 경우, 지지체계가 많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참여자, 종교를 가진 참여자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참여자의 경험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갑작스러운 사별 중 교통사고와 인적재난인 사고사와 심장마비는 포함 시켰으며, 자살유가족의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사별이기는 하나 그 성격이 다른 연구결과가 있어(Kim, 2006)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 선정기준에서 제외시켰다. 분석과정에서 새로운 범주가 도출되지 않아 포화에 이르는 시점에서 자료수집을 종료하였다.

3. 윤리적 고려

참여자의 윤리적 고려를 위하여 인제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고(승인번호 2-1041024-AB-N-01-20140311-HR-026) 연구의 목적과 연구방법에 대해 설명 후 자발적 동의에 의해 면담을 시작하였다. 참여자의 자율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연구의 목적과 연구방법, 면담 내용의 녹음과 함께 모든 자료가 익명 처리됨에 대해 설명 하였고, 연구 과정 중 언제라도 참여를 원하지 않을 시에는 연구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알렸다. 면담 내용은 연구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이며, 수집된 정보는 연구자가 지정한 별도의 이동식 디스크에 보관될 것임을 공지한 후 참여자가 개인의 경험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개방형 면담을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수집된 정보는 연구종료 후 폐기 될 것임을 설명하였고, 연구자료는 연구자가 지정한 별도의 이동식 디스크에 보관될 것임을 설명하였다. 면담 종료 후 사별과 관련된 정보 수집 과정에서 재 각성으로 인하여 고통스러움이 수반될 가능성이 있어 모든 참여자들에게 지지 상담을 실시하였고 연구참여에 대해서는 10만원 상당의 답례품을 제공하였다.

4. 자료수집

이론적 표본추출(theoretical sampling)은 자료로 부터 도출된 개념과 주제에 근거해서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사람에 대한 표본추출이 아닌 개념이나 범주를 나타내주는 사건에 대한 표본추출이다. 이 표본추출은 특정 현상과 관련된 새로운 개념적 정보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즉 각 범주의 이론적 포화가 이루어 질 때까지 계속된다. 자료수집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총 18개월간 심층면담과 관찰을 통해 이루어졌다. 참여자별 면담 횟수는 평균 4회였으며, 1회 면담 시 1시간 에서 2시간으로 참여자별로 차이가 있었으며, 평균 90분 정도 소요되었다. 인터뷰 내용은 MPEG (Moving Picture Experts Group: MP3 (MPEG Audio Layer-3)와 휴대폰으로 녹음하여 만약의 자료소실에 철저히 대비하였고 녹음한 후 연구자가 직접 컴퓨터를 이용하여 필사 하였다. 필사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참여자의 억양이나 사투리 사용 등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며 보통 1시간 인터뷰를 필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9~10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이후 면담을 하던 중 자발적 참여에 동의한 자를 대상으로 면담을 시작하고, 이후 주변 지인들의 소개로 자료를 수집하는 눈덩이식 표출법을 사용하였다. 면담시간과 장소는 참여자가 원하는 곳에서 실시하였고 대부분 참여자의 집에서 실시하였으며 1명은 수녀원, 1명은 조용한 전통차집에서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을 위한 주요 질문으로 초기에는 일반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하여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하셨는데, 그 경험에 대하여 말씀해 주세요.”, “사별을 경험하고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사별을 경험하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사별을 경험하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사별을 경험한 이후 자기 자신, 가족이나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 변화가 있었나요?” 등이었다. 이론적 표본추출을 위해 구체적인 초점에 맞추어서 “앞으로의 삶에 대해 어떤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사별을 생각하면 어떤 감정이나 생각이 드나요?”등의 내용으로 대상자의 경험을 진술하도록 하였다. 면담 시 참여자의 표정이나 어조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현장기록 노트에 메모한 후 면담 후에 참여자의 비언어적 표현과 특징, 면담의 주요 내용과 연구자에게 떠오르는 생각이나 질문 사항 등을 기록하여, 연구자 개인의 가정과 해석 및 이론화 과정을 분명히 하도록 노력하였다. 연구참여자의 면담 내용은 녹음하여 녹음 내용을 여러 번 들으면서, 참여자가 표현한 언어를 그대로 필사하여 자료집을 작성하였다.

5. 자료분석

자료의 수집과 분석은 순환적으로 이루어졌으며, Strauss와 Corbin (1998)이 제시한 근거이론방법에 따라 코딩단계를 거쳤는데, 행간분석과 초점분석을 통하여 자료를 분류하고 비교하면서 개념화하여 유사한 개념을 묶는 범주화 작업을 하였다. 다음으로 주요범주들을 분석하여 관련짓는 작업 후 마지막 단계에서 핵심범주를 확인하였다. 수집된 자료를 근거로 하여 지속적 질문과 비교를 통해 이론적 민감성 확보하였으며 사별 경험을 가진 가족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그들의 생각, 느낌, 태도, 말투, 표정과 행동들을 관찰하였다. 메모와 도식을 이용하여 자료의 추상화와 이론화가 이루어지도록 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가족의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원의 적응과정의 실체이론을 도출하였다.

6. 연구의 타당성 확립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근거이론방법에 따라 현장일지, 메모, 연구 관련일지 등을 비교해가며 연구를 진행하였고, 참여자들과 라포를 형성하고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면담을 진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다. 면담이 끝난 후 바로 연구자 본인이 직접 필사함으로써 자료의 누락이나 왜곡이 없도록 필사를 완료하였다. 연구의 결과가 도출된 다음 각각 2인의 참여자에게 보여주고 자신들의 경험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참여자확인을 통해 사실가치성을 확보하였다. 적용가능성은 연구결과가 본 연구 이외의 다른 상황이나 다른 참여자들에게도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한가를 의미하는데, 이를 확보하기 위하여 다양한 참여자들을 선정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이론적 포화에 이르기까지 수집과 분석을 순환적으로 실시하였으며, 실제 참여자들의 면담 내용을 연구결과에 인용함으로써 그들의 경험을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일관성은 연구자의 자료, 시각, 상황에 따라 모순되지 않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하며, 반복 연구 시 얼마나 일관성을 가지는가를 말한다. 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본 연구자는 감사 가능성을 위하여 자료수집에서부터 자료분석의 과정을 자세히 기술하고, 근거이론방법 절차를 철저하게 준수하고자 하였다. 질적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풍부한 교수자 4인에게 연구결과를 보여주어 분석결과의 일관성을 확보하였다.

7. 연구자의 민감성 확보

이론적 민감성은 자료의 미묘한 의미를 파악해내는 연구자의 개인적 능력을 말한다. 이는 연구자 스스로 연구의 본질 속으로 투입되어 자료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통찰력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을 말한다(Corbin & Strauss, 2008). 본 연구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12년간 근무하였으며 정신전문간호사로서 현재 정신간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치료적 의사소통 교과목과 정신간호학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자살 예방 협회의 워크샵 등에 참석하며 갑작스러운 가족의 사망소식을 듣고 절규하는 가족들의 아픔과 애환을 들으며 연구주제에 대한 필요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후 2009년도 A광역시 재난심리지원센터 심리지원 상담전문가로 활동하면서 홍수 피해자들을 상담하였다.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후 상담을 하며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참여자들의 경험을 통해 그들의 아픔과 삶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하게 되었고 예견된 죽음과 달리 미처 예상하지 못한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관련된 질적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근거이론방법에 대한 이해를 증대시키기 위해 질적연구 워크숍에 10회 이상 참석하였고 세계 질적연구학회에 포스터를 게재하는 등 질적연구방법과 근거이론방법론에 대한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질적연구방법을 이용한 논문인 ‘재난심리지원 전략개발을 위한 홍수 피해자의 경험분석’을 관련 학회지에 게재한 경험이 있다.


연구결과
1. 연구참여자 특성

연구의 참여자는 갑작스러운 가족의 사별을 경험한 자로, 이론적 표본추출을 시행하였으며, 다양한 경험을 얻기 위해 노력하였고, 자료가 포화 될 때까지 면담한 참여자 수는 9명이었다. 참여자의 성별은 남성이 4명, 여성이 5명이었고, 연령은 20대가 1명, 40대가 5명, 50대가 3명이었다. 종교는 무교 5명, 기독교 2명, 불교 1명, 천주교 1명이었고, 결혼 상태는 기혼이 7명, 미혼이 2명이었고 고인과의 관계는 고인이 자녀인 모친이 1명, 부친이 3명이었으며 자녀는 모두 딸이 고인이었다. 누나를 잃은 남동생 1명, 고인이 부친인 자녀의 경우가 4명이었다(Table 1).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Participant Gender Age Religion Married state The deceased Bereavement period
1 Female 45 Buddhism Married Descendant 1 month
2 Female 48 No religion Married Father 2 month
3 Male 49 Christian Married Descendant 2 month
4 Male 52 Christian Married Descendant 1.5 month
5 Female 49 No religion Married Father 12 month
6 Male 20 No religion No married sister 3 month
7 Female 46 Catholic No married Father 1 month
8 Female 52 No religion Married Father 6 month
9 Male 50 No religion Married Descendant 2 month

2. 근거자료의 범주화

본 연구에서는 갑작스러운 사별경험자들 9명의 참여 자료와 관찰 자료를 지속적으로 비교분석한 결과 66개의 개념, 23개의 하위범주, 9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범주 1. 상실의 충격 

이 범주에는 ‘엄청난 충격’, ‘혼란 속에 마비되어버린 시간’, ‘지워버리고 싶은 그날의 기억’으로 도출되었다. 내용으로는 참여자1은 일상 중에 갑작스럽게 부고를 통보받고 설마 하며 가슴 졸이다 뉴스의 자막을 통해 사망자 명단에 자녀의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참여자 3, 참여자 4, 참여자 9는 아이가 등교한 이후 영원히 품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험을 하였다. 이러한 가족들의 갑작스러운 부고는 평화롭던 참여자들의 삶을 혼란 속에 빠지게 하는데 이러한 경험을 추상화시켰다.

근데 그게 그게요 막상 일이 닥치고 보면 나도 내 마음을 자제할 수가 없어요, 순간 망치로 머리를 엄청나게 쎄게 한 방 맞은 느낌인데요...(참여자 1)
시간은 흐르고 장례식은 치루어지고... 아이라도 먼저 갔기 때문에 절을 해야 한데요... 절...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뭘 못할까요. 제가...저의 시간이 멈추어 있어요. 아이의 주검을 받은 그 순간에...(참여자 3)
이렇게 의학이 발달을 하였는데,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 괴로운 기억... 치매처럼 잊어버릴 수 있는 그런... 기억을 지워버리는 그런 기술은 개발되지 않는 걸까요? 너무 괴로워요... 그 때의 기억이 뇌리에 남았다는 변하지 않는 그 사실이...(참여자 6)

범주 2. 가슴에 사무치는 비통함 

이 범주에는 ‘비통함’, ‘허망함’, ‘몸과 마음이 무너짐’, ‘애절한 그리움’으로 도출되었다. 내용으로는 갑작스럽게 자녀와 부모 형제를 여의는 마음이 ‘비통’하다고 하였으며, ‘가슴 한 곳이 텅 빈 것’같다고 하며, 사별 경험은 몸과 마음이 무너져 신체 증상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참여자들은 극심한 외로움과 그리움을 경험하였다.

상상도 할 수 없죠... 오티 간다고 갔는데... 안가도 되는데 지는 선배라고 가서 후배들 챙겨야 한다고 갔단 말이에요... 그 착한 아이를... 생생해요... 문 앞에서 손을 흔들던 모습이... 엄마...(오열함) 갔다올게... 그런데... 왜 안와요...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한마디 말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오열함).(참여자 1)
내가 신앙인이고 아버지도 종교가 있으셨고, 그래서 걱정은 없어요, 분명 천국 가셨을 거니까요... (중략) 그런데도 한 번씩 마음이 텅~빈 것 같은 느낌은 들어요. 음식을 먹어도 기도를 해도 그 무언가를 해도 채워지지 않는 그 허~한 느낌.(참여자 7)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요. 아~~마음의 고통이 인간의 심장을 파고들어 좀먹듯이 야금야금 쌓이면 이내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다이나믹이 일어나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죠. 그냥 마 참고 있습니다. 방법이 있나요. 이 고통이 사라지면 또 다른 고통이 올 것이고 그렇게 부모라는 죄인은... 고통 속에 잠식 되어가는거죠.(참여자 9)
내가 정말 애, 그 유골을 받아들였을 때, 땅에 묻기도 싫고, 나 정말 이걸 물에 타서 마시고 싶더라고요. 다 먹어서 내 몸 속에 넣어버리고 싶더라고요. 그렇게라도 계속 같이 있고 싶어요, 내 곁에... 얼마나 그리운지(오열함).(참여자 4)

범주 3. 후회와 죄책감 

이 범주에는 ‘준비하지 못한 이별’, ‘미안함’으로 도출되었다. 내용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자녀와 부모의 장례식을 생전 처음 내 손으로 치르게 되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맞닥뜨린 사별은 후회만 남는다. 그리고 살아있음이 죄스럽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공통 주제로 도출되었다.

몰라 아버지가 차라리 몇 달이라도 병치레를 하고... 임종이라도 봤으면 좀 덜 할텐데... 우리는 아무 준비도 못했는데... 한마디 말도 못해보고 간 거잖아... 그러니까 아버지가 나름대로 우리한테 준 메시지가 있을 것 같은데... 그것도 한 번도 (생각) 안해봤지... 또... 우리가 아버지 사랑한다? (목소리 떨림) 그런 말이라도 좀 해드렸으면...(참여자 2)
내가 엄마인데 대신 죽어야 하는데, 아이가 아플 때도 그렇게 가슴이 아픈데, 나는 이제 이 죄스러운 마음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까요?... (중략) 내가 살아있는 거가, 내가 살아있다는 거에 참 후회스럽다는 거.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이니깐 그 받아들이는 과정이 그 애가 더 많이 살아야 하는데 내가 살아 있다는 게 좀 미안 한 거죠.(참여자 1)

범주 4. 지지체계 

이 범주에는 ‘가족이라는 또 다른 울타리’, ‘친구와 주변의 지지’로 도출되었으며 내용으로는 가족이나 친구, 주변의 지인들이 전화나 메시지로 격려를 하고 방문으로 지지를 해주어 슬픔에 빠져있는 참여자들을 위로하고 공감해주었다.

아버지, 어머니가 사촌아이 둘을 입양을 했거든요, 부모님이 진심으로 했던 어떤 것을 '아, 얘가 그 진심을 받아서 얘도 진심으로 나누는구나.(참여자 7)

범주 5. 슬픔에 몰입하기 

이 범주에는 ‘삶의 의미를 상실함’, ‘슬픔의 수렁에 빠짐’, ‘스스로를 가두어 버림’으로 도출되었다. 내용으로는 슬픔에 적응하고 살아가야 하는 참여자들은 슬픔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삶의 의미를 상실하였으며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스스로를 격리하기도 하였다.

부모가 돼서 이렇게 살아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이라고는 이렇게 슬퍼하는 일 밖에 할 수 없다는게 너무 한탄스럽죠... (중략) 아이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밖에 없어요.(참여자 1)
일부러 출퇴근을 할 때 왕복 네 시간 거리를 걸어서 합니다. 그냥 이것저것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몸을 피곤하게라도 해야... (중략) 침대에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일부러 방구석에 자리를 잡고 불편한 잠자리를 하고서야 겨우 한 숨 자기도 하고... (중략) 머리를 감을 때 편하게 서서 감지를 못하겠더라고... 구석에 머리를 쳐 박고 수도꼭지를 틀어서 거기에 머리를 박고... 그렇게 감아요. 그렇게라도 내 몸을 괴롭히면 좀 잊혀질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슬퍼서.(참여자 9)
그냥 아무것도 묻지 말았으면 좋겠더라구요, 지네들은 그냥 하는 누나 이야기인데, 나는 이제 그 누나가 없으니까... 평생... 이제는 없으니까... 묻지 않아도 충분히 아프니까요...(울음).(참여자 6)

범주 6. 현실 수용하기 

이 범주에는 ‘상실의 상황을 인식함’, ‘나홀로 감당하기’로 도출되었으며 내용으로는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식하고 죽음이라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가족원의 죽음 이후에는 모든 것이 남겨진 사람들의 몫 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경제 논리적으로 보상을 받고, 보상을 해주고...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그런 것들이 다 의미 없지만 현실적으로 보상이라는 것을 해주면서 위로를 받게 되네요, 참 간사하지만... 우리가 죽지 않는 이상 살아야 돼서, 어제도 내하고, 우리 아들하고, 마누라하고 셋이 우리 딸한테 갔다 왔잖아요. 죽기 전까지 살아야 해서... (중략) 그런데 어떡해요, 받아들이고 또 살아가야죠.(참여자 9)
동사무소에 서류를 떼러 갔는데... (울음) 아이가 이름이 이제 없는거야... 세상에... 아이를 통해 깨닫게 해 주고자 하는 섭리셨겠죠? 결론은 남아있는 사람들... 제 몫이에요, 제가 감당해야 할 제 몫... 그게 결국에는 내 몫 인거야, 아무도 대신해 줄 수가 없거덩? 누가 대신할 수 없는 온전한 내 몫 인거지...(참여자 1)

범주 7. 변화를 시도하기 

이 범주에는 ‘고인을 추억하기’, ‘내가 떠나보내기’,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노력하기’로 도출되었다. 내용으로는 참여자들은 상실을 수용하고 삶에 적응하기 위해 서서히 변화를 시도하였다. 고인의 유품을 나누어 가졌으며 참여자들이 떠나보내지 않으면 고인이 구천을 떠돈다는 속설 때문에 내가 떠나보내야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였다. 고인들이 편히 이승을 떠나기를 바라며 실존은 없지만 영혼은 참여자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있다고 하였다.

아이엄마랑 이혼을 하고 베트남여자 지금 와이프랑 재혼을 했어요. 아이를 둘 낳았는데, OO랑은 15년 터울이에요. 완전 OO가 다 키운거지~지금도 찾아요, 누나 어디 갔냐고... (중략) 내가 이 와이프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안아주질 못했거등? 영정사진도 보관을 할 수가 없어~간직하고 싶은데... 마음으로만 간직해야 하는 거지... 영원히... 가는거죠 뭐...(참여자 3)
어디엔가 가 있겠죠? 불교에서는 환생을 한다고 하던데 어디로 가서 행복하게 살겠죠? 그럴거라고 믿고 내가 보내줘야겠죠? 다시 나에게로 오면 좋겠지만... (중략) 내가 보내지 않으면 구천을 떠돌고 있을 거 아니에요... 내가 보내줘야지...(참여자 1)
근무지를 옮겼어요, 내가 승진하고 거기를 딸아이가 와서는 조직도를 보고 아빠가 젤 위에 있다고 너무너무 좋아했었거든요, 그러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힘들기도 하고 거기 있는 직원들이 제 눈치를 자꾸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참여자 9)

범주 8. 다시 시작해 보는 삶 

이 범주에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기’, ‘살아있음에 감사해보기’로 도출되었으며 내용으로는 참여자들은 고인의 죽음과 고인의 죽음이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죽음도 중요하지만 삶도 중요하기에 사별이라는 경험을 계기로 조금 성숙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아이가 저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간 것 같아요. 산에 들에 피어있는 꽃들도 나름의 생명체이고 그 생명체들은 분명 무언가 본연의 의미를 가지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죠. 저 나무위의 새들은 왜 우리 집 정원으로 날아왔을까? 나에게 왔던 그 아이는 하나의 존재로 와서 어떤 의미를 남길려고.(참여자 1)
아이 앞으로 나온 보험료를 모두 기증했어요. 어차피 그 돈은 우리의 것이 아니니까요. 우리보다 못 하고 못 살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항상 아이가 말했었거든요... 그 뜻을 기리고자 하는거죠...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나서 하나님께서 거두어 가신 그 생명이 분명 어떤 뜻이 있으시겠죠. 저희는 그렇게 믿어요. 쓰임이 있어서 데려가신거라고요. 그전에는 몰랐어요, 이일이 있기 전까지는, 세상을 보는 시각이 360도 확 바뀐거죠.(참여자 4)
나는 데는 순서 있어도 가는 데는 순서 없다고 어른들이 그러지? 그래도 우리 어른은 순서대로 가 주셔서 그것도 너무너무 감사한거야... 아픈데 없이 고생안하시고 자는 잠에 그렇게 소원이던 자는 잠에 가신 거... 그것도 복이지... 그런데도 10년은 더 사실 수 있었는데... 이런 생각이 들어... 원체 건강하셨거든... 후회가 되는 건 뭐냐면 어차피 이렇게 가는 인생인데 사랑한다고, 아버지 존경한다고 매일매일 하루에 수 십 번이라도 더 말할 수 있었는데, 그걸 못한 게 너무 아쉬워(울음). 사람들에게 제발 잘 하라고 살아계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는 걸 알고 효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 후회할 때는 이미 늦었다는 걸.(참여자 8)

범주 9. 버텨내야 할 버거운 일상 

이 범주에는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겨운 나날의 연속’으로 도출되었으며 내용으로는 버티지 않으면 살수가 없으므로 하루하루를 위태하게 살아가는 중이라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밥을 먹고 잠을 자지만 하루하루가 힘겹다. 애써 밝게 지내려고 노력도 하고 고인을 떠올리며 용기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하이구, 제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동민이 때문에 살아야 되고, 가족이 걱정을 머같이 해싸니까... 걱정 안 끼칠라고 사는 거고, 내가 자식 앞세우고 이렇게 원통한데, 내가 가면 나는 우리 부모한테 얼마나 원통함을 주는 겁니까... 죽지 못해 사는 심정은 선생님이 아실랑가예...(참여자 1)
죽지 못해 살아요, 죽을 자격이나 있나요... 숨만 쉬고 사는 거죠... 아침에 눈을 뜨면 아, 오늘도 내가 눈을 떴구나... 오늘도 어쨌든 하루를 또 버텨야 하는구나,, 하면서 하루를 시작 한다 아입니까. 이 광할한 대 우주 속에 한 점도 안 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기다리는 것,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 그 것 뿐이 아니겠습니까? 절에 가서 기도를 해봅니다. 좋은 곳으로 가라고...(참여자 9)

3. 패러다임 모형에 의한 범주 분석

근거 자료를 기준으로 도출된 범주들을 통한 관련성을 살펴보면 중심현상은 ‘가슴에 사무치는 비통함’으로 나타났으며, 원인적인 조건은 ‘상실의 충격’이었다. 맥락은 ‘후회와 죄책감’으로 도출되었으며, 작용/상호작용 전략으로 ‘슬픔에 몰입하기’, ‘현실 수용하기’, ‘변화를 시도하기’로 도출되었다.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중재적 요인은 ‘지지 체계’이었고, 작용/상호작용의 결과로는 ‘다시 시작해 보는 삶’,‘버텨내야 할 버거운 일상’으로 도출되었다. 근거자료에 의해 도출된 범주들의 관련성을 나타내는 패러다임 모형은 Figure 1과 같다.


Figure 1. 
The grounded theory paradigm model for the adaptation process of family members experienced sudden bereavement.

4.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원의 적응과정에 관한 실체이론

본 연구에서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원의 적응과정에 관한 실체 이론은 ‘상실을 수용하고 삶을 버티어내기’ 과정으로 도출되었으며 Figure 2와 같다. 참여자들의 경험은 ‘상실의 충격’을 경험하게 되고 ‘가슴에 사무치는 비통함’으로 삶을 살아내어야 함을 경험한다. 참여자들의 고인을 향한 ‘후회와 죄책감’의 정도는 침체기, 수용기, 변화유지기, 회복기를 거치는 동안 자책형, 의미부여형, 초월적 희망형의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이들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여 ‘다시 시작해보는 삶’과 ‘버텨내야 할 버거운 일상’의 과정에 도달하였다. 참여자들은 ‘슬픔에 몰입하기’, ‘현실 수용하기’, ‘변화를 시도하기’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사용하였는데, 지지 체계의 강도에 따라 참여자들의 적응과정에 영향을 미쳤다. 다양한 작용/상호작용의 결과로는 ‘다시 시작해보는 삶‘과 ‘버텨내야 할 버거운 일상’으로 참여자들 전체의 삶은 ‘버티어내는 삶’의 과정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Figure 2. 
'Accepting loss and enduring life' theoretical framework.


논 의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사별로 인한 상실은 개인, 가족,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날아든 충격적인 부고는 참여자들의 일상적인 삶을 혼란스럽게 하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맞은 가족의 상실은 유가족들에게 신체적·심리적·정서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이로 인해 우울, 자살 등 정신건강 측면과 다양한 사회적 비용부담 측면에서 그 중요성을 가진다. 본 연구에서 밝혀진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원의 적응경험을 근거이론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핵심범주는 ‘상실을 수용하고 삶을 버티어내기’로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사별로 인한 상실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부고로 인한 충격으로 인해 현실감을 상실하게 되고 고인을 지켜주지 못한 상황에 대해 죄책감을 경험하였다. 크나큰 슬픔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경험하지만 살아가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다양한 방어기제를 활용하여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상실 이후 신체적·심리적·정서적으로 많은 문제들을 경험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실로 인한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상실을 수용하여 자신의 삶을 재구성해 나간다는 보고(Kim et al., 2005; Field, 2005)와 일맥상통한 면이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원의 적응과정은 크나큰 상실을 수용하고 삶을 버티어내는 과정으로 상실의 고통은 대상자마다 다르게 경험할 수 있고, 그 양상과 기간 및 적응 방법 또한 매우 다양하다. 그러므로 건강 관련 전문가들은 사별 가족이 충격과 슬픔을 잘 극복하고 사별 전 안녕 상태로의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도와야 할 것이다. 한편 참여자들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영향을 주는 중재적 조건은 ‘지지체계’로 나타났는데 사별 후 애도과정과 현실에 대한 재적응 과정에 지지체계가 중요하다는 것은 Kang (2013)과 Hur (2019)의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사회적 지지는 사별 유가족의 애도와 적응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사별상담이나 심리지원제도 등을 활성화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보는 여러 매체들을 활용하여 광범위하게 홍보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갑작스러운 사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신체적 심리적 문제들에 대해 초기에 대처하여 대상자들의 현실수용과 적응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Lindemann (1996)은 슬픔이 사별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임을 제시하였으며 예측되는 정상적 슬픔의 기간은 6-8주이며, 경우에 따라 2년 내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Mok, Chan, Chan과 Yeung (2003)은 사별한지 1년 이내 사별 가족은 큰 충격과 슬픔에 휩싸이는 시기라 하였고, 사별 후 슬픔을 극복하는 기간이 1년 이상 장기화 될 수 있다고 하였다(Walter, 2003). 최근까지 상담을 실시한 참여자는 사별 후 7년이 경과 하였음에도 사별한 시기가 되면 슬픔을 참을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사별로 인한 상실과 슬픔의 과정을 겪는 대상자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나아가 성공적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별 유가족을 맞춤형 시스템으로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 원인적 조건으로는 ‘상실의 충격’인데 문명의 발달은 복잡한 시설물과 사회구조를 형성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연사가 아닌 여러 가지 재난이나 사고로 인한 사망이 늘어나게 되면서(Lim, 2007) 참여자들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하고 상실의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고인의 죽음을 한동안 부정하고 고인의 죽음에 대해 심리적 외상을 경험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처럼 가족의 갑작스러운 사별과 같은 상실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심리적 문제들과 더불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비롯한 정신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는 외상 경험이 될 수 있다(Widows, 2005). 외상 후 성장은 삶에 닥친 중대한 위협으로 인해 세계관 및 개인적 도식이 붕괴되어 이에 직면하면서 발생되는 외상 이전의 수준으로 변화되는 것을 말하며, Tedeschi와 Calhoun (2004)가 건강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증상이 지속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그에 맞는 적절한 간호중재와 심리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별 유가족 대상이 지닌 지지체계를 조사, 발굴하여 좀 더 건강하고 빠르게 외상 후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참여자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실이라는 현실을 수용하기 시작하는데 상실은 결론적으로 참여자들의 몫임을 받아들이며 극복하려고 애쓰고 있다. ‘수용’은 우리의 경험을 판단이나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하는데, 상실의 아픔과 슬픔을 정상적인 과정으로 수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Hong (2006)은 유가족의 상황에 맞는 사별관리방법과 정책을 제시하였는데 사별 가족을 대상으로 하여 정확한 정신 심리상태의 사정을 하는 것은 사별 유가족들이 상실을 수용하고 삶을 재정립 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도움과 관리를 받을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해 줄 것으로 판단된다. 사별 관리를 위한 사정 도구를 보완하고 실무에서 체계적으로 상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사별기간, 사별의 유형, 사별대상 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사별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결과로는 ‘다시 시작해 보는 삶’과 ‘버텨내야 할 버거운 일상’으로 도출되었는데 갑작스러운 상실경험은 고인으로 인하여 참여자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삶의 의미와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죽음을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고한 Yoon (2015)의 결과와 일치하고 있으며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삶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하고 여생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고 한 Choi (2002)의 결과와도 일치하였다. 상실경험이 기존의 의미구조와 불일치할 경우 고통을 느끼게 되고 상실경험에 대해 의미를 재구성하게 되어 상실경험을 통해 인생의 목적, 삶의 의미를 새롭게 가지고자 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시도한다(Kim et al., 2005). 상실에 직면한 사람들은 의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러한 삶의 재구성 과정을 거치는데 상실경험 이전의 의미구조들을 검토하여 상실경험 이후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이전의 세계와는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다(Field 2005). 본 연구에서도 참여자들 스스로 살아가야 할 의미를 부여하여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삶에 재적응을 시도한다. 사별은 남아있는 가족구성원들에게 신체적 질병을 야기하기도 하고, 슬픔, 고독감, 분노, 죄책감 등의 심리적 고통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사별 가족에 대한 연구는 더욱 폭넓고 깊이 있게 진행되어야 할 영역이며 생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형별, 시기별로 사별 유가족들을 돌보기 위한 체계적이며 전문적인 상담전략과 프로그램이 절실히 요구되며 사별 유가족을 돌보는 일에 다 학제적인 중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간호 실무면에서는 실무현장에서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그들에게 간호를 제공하는데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며, 사별 간호나 사별 유가족 심리 상담을 위한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또한 사별 적응과정을 위해 보다 나은 대처방안을 제시하여 사별 유가족이 자율성을 존중받으며 심리 재활적 간호중재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책적으로는 본 연구의 결과를 기반으로 사별 가족의 적응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 사별 유가족에게 사별관리와 지지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체계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전문가 간 네트워킹 형성을 지원하여 축적된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결과에서 종교를 가진 참여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여자들에 비해 사별 적응이 성공적이었는데 병원, 장례식장 등 사별과 관련 있는 기관에 종교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별 가족의 문제는 한 가정의 문제에서 나아가 지역사회와 국가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으므로 보다 광범위하고 총체적인 관점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가족원의 적응과정에 대한 근거 이론적 접근을 통해 참여자들은 어떠한 삶의 경험을 해 나가는지에 대하여 설명하는 실체 이론을 개발하였다. 이는 사별 가족의 경험에 대한 연구들이 대부분 호스피스/완화의료팀의 전문적인 사별 간호라는 중재를 받은 경우이거나 예견된 사별을 경험한 가족의 사별 경험에 대한 관련 요인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던 점과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가족의 갑작스러운 사별 경험을 통해 삶을 재조정하여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대한 이론을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이상의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사별 유가족의 슬픔의 유형, 기간, 양상과 적응 방법에 대해 심리 재활 측면의 차별적인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해야 하는 실질적인 근거를 도출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타난 적응유형별로 개별적 간호요구를 파악하여 접근해야 한다. 둘째, 갑작스러운 사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간호 교육면에서 사별 유가족에 대한 시기별, 단계별 간호 수행과 관련된 내용을 정규교과과정에 반영할 것을 제언한다. 셋째, 사별 유가족들의 적응을 도울 수 있는 지지체계를 확립하기 위하여 심리적 재활간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 및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넷째, 여성은 여성이 남성은 남성이 돌보는 장례지도사 제도가 제도적으로 정비되어 남은 유가족에게 두 번의 상처가 되지 않도록 죽은 자의 인권도 중요시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원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제1저자 김희현의 박사학위논문의 축약본임.

This article is a condensed form of the first author's doctoral dissertation from Choonhae College of Health Sciences.


References
1. Cha, U. R. (2012). Study on the adjustment of parentally bereaved adolescents: With resilience perspective.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2. Choi, B. H. (2002). A study for the elderly's attitude toward death and the future life readiness education.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Hoseo University, Cheonan.
3. Corbin, J., & Strauss, A. (2008).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Techniques and procedures for developing grounded theory (3rd ed.). Thousand Oaks, CA: Sage publications.
4. Field, N. P., Gao, B., & Paderna, L. (2005). Continuing bonds in bereavement: An attachment theory based perspective. Death Studies, 29(4), 277-300.
5. Forman, W. B., Kitzes, J. A., Anderson, R. P., & Sheehan, D. K., (2003). Hospice and palliative care concept and practice. Sudbury, MA: Jones and Bartlett Publishers.
6. Han, N. Y., Yoon, H. J., Pack, E. W., Cheong, Y. S., & Yoo, S. M.. (2002). Perception of a good death in the elderly. Korean Academy of Family Medicine, 23(6), 769-777.
7. Hong, J. U. (2006). Family management by bereavement. Korean Hospice & Palliative Nurses Association, 35(0), 3-15.
8. Hur, H. J., & Kwon, Y. C. (2019). The effect of family resilience, social support and death recognition on quality of death on the adaptation of bereavement family. Journal of Digital Convertgence, 17(12), 271-280.
9. Kim, D. Y. (2015). Understanding loss, mourning, and caring: From a perspective of pastoral theology. Theology Forum, 3, 125-159.
10. Kim, K. B., Shin, K. R., Kim, S. S., Yoo, E. K., Kim, N. C., Park, E. S., et al. (2005). Qualitative research methology. Seoul: Hyunmoonsa.
11. Kim, S. H. (2008). (A) Study on the reorganization of Korean disaster management system. Unpublished master's thesis, Konkuk University, Seoul.
12. Kim, Y. B. (2006). Experiences of subliming of the bereaved family due to suicide.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Psychiatric and Mental Health Nursing, 15(4), 446-458.
13. Kissane, D. W., & Bloch, S. (2006). Family focused grief therapy: A model of family-centred care during palliative care and bereavement. Kim HD, Kim EH. translator. Paju: Yangseowon.
14. Lee, J. E. (2005). Significance and necessity for academic research of the national crisis and emergency management. Journal of Safety and Crisis Management, 1(1), 20-32.
15. Lee, Y. J., Jo, K. H., & Lee, H. J. (2007). Development and application of online education on death.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37(4), 442-452.
16. Lim, S. H. (2007). A study of social support services for bereaved families. Nursing Inquiry, 16(1), 102-117.
17. Lindemann, E. (1996). Symptomatology and management of acute grief.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101, 141-148.
18. Mok, E., Chan, F., Chan, V., & Yeung, E. (2003). Family experience caring for terminally ill patients with cancer in Hong Kong. Cancer Nursing, 26(4), 267-275.
19. Neimeyer, R., Currier, J., Coleman, R., Tomer, A., & Samuel, E. (2011). Confronting suffering and death at the end of life: The impact of religiosity, psychosocial factors, and life regret among hospice patients. Death Studies, 35(9), 777-800.
20. Ott, C. H., & Lueger, R. J. (2002). Patterns of change in mental health status during the first two years of spousal bereavement. Death Studies, 36(5), 387-412.
21. Parkes, C. M. (2001). Bereavement. In D. Doyle, G. Hanks, N. I. Cherny, K. S. Calman (Ed.). Oxford textbook of palliative medicine (pp. 995-1010).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2. Sandelowsk, M. (1986). The problem of rigorin qualitative research. Advances in Nursing Science, 8(1), 27-37.
23. Shon, E. S. (2007). (A) study on adjustment to widowhood among older adults: On the focus of mediating effect of SOC coping strategies and differences between gender, coresiding adult children.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Yonsei University, Seoul.
24. Strauss, A., & Corbin, J,. (1998).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Techniques and procedures for developing grounded theory. Thousand Oaks, CA: Sage Publications.
25. Tedeschi, R. G., & Calhoun, L. G. (2004). "Posttraumatic growth: Conceptual foundations and empirical evidence". Psychological Inquiry, 15(1), 1-18.
26. Widows, M. R., Jacobsen, P. B., Booth-Jones, M., & Fields, K. K. (2005). Predictors of posttraumatic growth following bone marrow transplantation for cancer. Health Psychology, 24(3), 266-273.
27. Yoon, S. G. (2015). The effect sofa death preparing education on death attitude, death anxiety and life satisfaction. Unpublished master's thesis, Dongguk University,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