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cademic Society Of Rehabiltaion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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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Journal of Rehabilitation Nursing - Vol. 24 , No. 2

[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Rehabilitation Nursing - Vol. 24, No. 2, pp. 131-142
Abbreviation: Korean J Rehabil Nurs
ISSN: 1229-294X (Print) 2288-300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1
Received 24 Nov 2021 Revised 28 Dec 2021 Accepted 28 Dec 2021
DOI: https://doi.org/10.7587/kjrehn.2021.131

환자 안전사고에 대한 간호사의 경험
허유진1 ; 정미화2 ; 이진영3
1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 박사후 과정 연구원
2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박사수료생 ‧ 서울대학교 병원 간호사
3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시간강사

Nurses’ Experiences of Patients’ Safety Accidents
Hur, Yujin1 ; Chung, Miha2 ; Lee, Jinyoung3
1Postdoctoral Researcher,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OH, USA
2Doctoral Student, College of Nursing,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 Nurse,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eoul
3Instructor, College of Nursing,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 Lee, Jinyoung College of Nursing, Ewha Womans University, 52 Ewhayeodae-gil, Seodaemun-gu, Seoul 03760, Korea. Tel: +82-2-3277-2873, Fax: +82-2-3277-2850, E-mail: jynari01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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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understand the meaning of the nurses’experiences of patients’ safety accident.

Methods

This study is qualitative research using Giorgi’s phenomenological methodology to identify themes of the nurses’experiences of patients’safety accident. The research question was “What is the essential meaning of the nurses’experiences of patients’self-extubating?” Data were collected from the individual in-depth interview from November to December 2017. Seven clinical nurses working in intensive care units were purposely selected.

Results

The results showed that 6 essential themes and 13 theme clusters were derived. The essential themes of nurses’ experiences were as follows: ‘Fear of unexpected situations’, ‘Guilt for having a safety accident’, ‘Regret about the cause of the accident’, ‘The conflict between patient human rights and adherence to patient safety principles’, ‘Daunted by the blame of others and feelings of guilt’, ‘Attention is paid to accident prevention practices’.

Conclusion

It is necessary to manage post-processing management of incidents and nurses’trauma.


Keywords: Critical care nursing, Self-extubation, Safety incident, Nurses, Qualitative research
키워드: 중환자간호, 자가발관, 환자안전, 간호사, 질적연구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9월 17일 세계 환자 안전의 날을 선언하며 의료 환경에서 환자 안전의 중요성을 알렸다(World Health Organization, 2019). 전 세계적으로 환자 10명 중 1명은 의료 서비스를 받는 동안 부상을 입고, 전체 병원 비용의 15%는 환자 안전사고로 인해 발생한다(WHO, n.d.). 의료환경에서 간호사들이 경험하는 환자 안전의 종류는 투약오류, 낙상, 비계획적 발관 등이 있다. 이 중 비계획적 발관의 발생 빈도는 연구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국내 중환자실에서는 3~10% 정도로, 비계획적 발관 중 자가 발관(self extubation)이 85%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Choi & Chae, 2012).

중환자실은 60~82%의 중환자실 환자가 기관내 삽관을 하고 있다(The Korean Society of Critical Care Medicine, 2012). 기관내관은 폐의 환기 유지, 기도 폐쇄 예방, 인공호흡기를 통한 환기 보조, 위 내용물로부터의 기도 보호, 폐 세척을 위한 기구 삽입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삽입되어 중환자의 생명을 보전하고 유지할 수 있는 주된 치료방법으로 이용된다(Choi & Chae, 2012). 환자의 기도유지나 폐 기능 및 혈역학적 기능을 포함한 전신 상태가 호전되면 의료진에 의해 계획적으로 기관내관의 발관이 시도되지만, 치료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처치나 치료 시 또는 환자가 움직이는 동안 우연히 기관내관이 이탈되거나 환자 스스로가 제거하여 발생되는 비계획적 발관이 일어나기도 한다(Lucchini et al., 2018). 비계획적 발관은 저혈압, 고혈압, 빈맥성 부정맥 등을 포함한 혈역학적 문제를 발생시킬 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 후두경련, 후두부종, 기도손상, 기도경련, 흡인성 폐렴, 호흡부전 등을 일으켜 인공호흡기 적용기간이나 입원기간의 연장 및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Kiekkas, Aretha, Panteli, Baltopoulos, & Filos, 2013).

비계획적 자가발관은 생명에 위협을 주는 중대한 사고지만 중환자실에 장기간 입원 환자의 경우 우울, 불안, 공포, 혼돈을 경험하며 자가발관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Kang & Lee, 2012). 갑작스럽게 발생된 응급상황으로 간호사들을 당황하게 하여 중환자실의 업무흐름과 치료계획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Cho, Lee, Kim, & Sim, 2012). 간호사는 환자의 자가 발관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자가 발관 사고 발생 비율은 높은데, 환자의 강력한 의지를 막는 일은 쉽지 않다(Choi & Chae, 2012). 간호사의 고의의 사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자가 발관에 관한 최근 소송에서는 간호사의 업무상 과실치사로 벌금형에 처하기도 하였다(Ju, 2015). 환자안전사고의 경험이 있는 간호사의 경험에 관한 연구결과, 환자안전사고를 겪은 간호사는 환자상태가 악화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사건처리과정에서 예상되는 주변의 질책과 낙인에 대한 걱정으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사건 보고를 할지에 대해 갈등하며, 사고 후 지지적이지 못한 병원 분위기로 인해 실망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Lee, Kim, & Kim, 2014). 또한 환자안전사고를 겪은 간호사는 비난의 대상이 되거나 심리적 충격을 받아 업무를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Park & Lee, 2017).

이처럼 비계획적 발관 문제는 간호사들이 임상에서 겪고 있는 주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선행연구는 미비한 수준이다. 일부 보고된 비계획적 발관에 관한 국내외 주요 연구로는 대학병원 내과 중환자실의 비계획적 발관 발생과 결과에 대한 조사연구(Kang & Lee, 2012), 중환자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계획적 발관의 빈도와 위험요인에 관한 연구(Choi & Kim, 2002), 자가 발관 및 재삽관과의 관련 연구(Koo, Koh, & Kwon, 2003)로 계획적 발관과 재삽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밝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환자의 비계획적인 자가 발관이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이해와 환자를 담당하는 간호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에 대한 연구는 부재하다. Giorgi의 기술학적 현상학 연구는 사람들이 일상적인 세계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일상적인 경험 구조의 본질을 탐구하는 수단을 제공한다(Giorgi, 2009). 이에 본 연구는 간호사들이 임상 현장에서 중환자실에서의 환자 안전사고 발생 시 간호사가 가지는 체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여 경험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간호사의 경험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임상 현장에서 발생한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과 관련하여 간호사들의 경험에 대한 의미와 본질을 탐색하고 이해하고자 함이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한 연구 문제는 “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으로 인한 환자 안전사고 발생시 간호사는 어떤 경험을 하는가?”, “간호사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으로 인한 환자 안전사고 경험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에 대한 간호사가 경험한 의미를 확인하고자 Giorgi의 기술학적 현상학 방법(Giorgi, 2009)을 사용하였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는 2017년 11월 1일부터 12월 2일까지 진행되었다. 연구참여자 선정기준은 현재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사이며, 근무경력이 3년 미만인 자, 소아과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자는 제외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사고 경험에 대해 사실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자로 의도적 표집 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참여자는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중환자실 간호사 중 안전사고 경험에 대해 사실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자로, 병원의 문화나 특성에 따라 경험이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하여 병원은 네 군데 상급종합병원으로 선정하였으며, 경력에 따른 경험 역시 차이가 있을 것을 고려하여 참여자들의 경력은 3년에서 12년까지 골고루 분포되도록 모집하였다. 또한 성별 역시 연구에 경험에 차이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성비도 고루 구성될 수 있도록 모집하되, 면담과정을 통해 내용이 충분히 포화된 것으로 판단된 시점에 대해 연구자 간 논의 끝에 7명의 자료가 수집된 후 면담을 종료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총 7명이며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중환자실 간호사로서 C병원 2명, S병원 2명, Y 병원 1명, E 병원 2명이다. 근무 부서는 신경외과 중환자실 3명, 내과 중환자실 2명, 외과 중환자실 2명이며, 직책은 책임간호사 3명, 일반 간호사 4명이다. 성별은 남자 2명. 여자 5명이며, 근무 경력은 3년에서 12년까지이다(Table 1).

Table 1.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Participants Working department Title Age Career (year) Gender
Participant 1 Medical intensive care unit Charge nurse 34 10 Female
Participant 2 Surgical intensive care unit Nurse 26 3 Female
Participant 3 Neurosurgical intensive care unit Charge nurse 36 9 Male
Participant 4 Neuro intensive care unit Nurse 30 5 Male
Participant 5 Neuro intensive care unit Nurse 27 3 Female
Participant 6 Surgical intensive care unit Nurse 32 6 Female
Participant 7 Medical intensive care unit Charge nurse 36 12 Female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일대일 심층 면담으로 이루어졌으며, 편안한 인터뷰 분위기를 위해 참여자가 편리한 장소에 연구자가 직접 방문했고, 따뜻한 차를 준비함으로써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면담을 진행하기 전 연구참여자에게 연구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참여할 것에 동의를 얻은 후 1~2회 면담을 시행하였다. 그리고 참여자로부터 수집한 자료는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언급한 모든 내용은 철저히 비밀이 보장되고 이로 인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음을 약속한다. 참여자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녹취 과정에서 참여자의 이름 대신 번호를 사용하고 전사가 끝난 후 즉시 녹취파일을 삭제하였다. 면담의 진행은 참여자가 가장 자유롭게 많은 경험 및 다양한 생각들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참여자가 대답하면 그 내용 중 의미 있는 내용이나 함축된 내용에 대해 다시 질문하고 참여자의 생각이 확실치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한말을 다시 한번 되물으며 확인하였다. 면담 중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참고하여 주제와 관련된 참여자의 생각이나 느낌 경험을 물어보며 면담 동안 참여자의 감정변화와 목소리 톤의 변화 등 비언어적 표현을 주시하면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이 부족하거나 참여자의 감정변화로 면담을 충분히 진행하지 못한 경우 추후 면담을 통해 재확인하였다.

4. 연구자 준비 및 가정과 선이해

연구자들은 모두 종합병원 간호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간호학과 박사과정의 질적연구방법론 정규과목을 수강하였다. 정기적인 질적연구 학술 세미나 참석을 통해 질적연구를 위한 준비를 하였으며, 연구자들은 각각 1~3편의 질적연구를 수행하고 SCI 저널에 투고한 경험이 있다. 현상학적 연구방법에서 중요한 것은 연구자가 대상자의 경험에 편견을 갖지 않고 탐구하는 것으로 연구자는 자신의 특정 관점에 대한 판단 중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자들은 연구 개시에 앞서 자가 발관과 관련된 체험에 대한 체험과 선이해를 기술하였고,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구 시작 단계부터 종료 단계까지 반복하였다. 이에 연구자들의 선이해가 연구참여자의 경험과 진술에 반영되는 것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였다. 면담 후 필사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질문으로 주의할 부분을 메모하여 주의를 기울였으며 연구기간 내내 선이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내가 환자의 자가 발관과 관련된 간호사의 환자 안전사고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환자의 자가 발관과 관련된 간호사의 환자 안전사고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계속 하면서 판단 중지위해 노력하였다. 면담 전 연구자의 선이해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 • 간호사는 비계획적 자가 발관과 관련된 환자 안전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 • 간호사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과 관련된 환자 안전사고 발생에 자책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5. 윤리적 고려

연구참여자는 의도적 표집으로 이루어졌으며, 먼저 전화 및 대면을 통해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고 사전 동의를 구한 다음 면담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본 면담을 시행하였다. 본 면담 직전 다시 연구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참여의사를 확인한 후 면담을 시행하였다. 연구의 모든 과정에서 녹음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다시 주의 설명한 후 연구참여자의 동의 하에 녹음을 실시하였다. 또한 면담 내용은 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이며 면담 도중 언제든 면담 및 녹음을 중단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다. 참여자가 원할 시 언제든 연구참여를 철회할 수 있으며 연구 철회를 원하는 즉시 지금까지 자료수집은 모두 폐기됨을 설명하였다. 수집된 녹음 및 필사 자료는 연구참여자의 비밀 유지를 위해 모두 익명으로 처리한 후 녹음 파일 및 필사 자료는 잠금 장치에 보관하며 연구자 이외에 누구도 접근할 수 없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연구참여로 인해 발생 가능한 이익과 불이익을 설명하고 자발적인 동의를 받은 후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연구참여자를 보호하고자 하였다. 연구참여로 인해 발생한 시간적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면담이 끝난 직후 각 참여자에게 현금 3만원을 지급하였다.

6. 연구의 엄밀성 및 질 확보

본 연구에서는 Munhall (1994)의 평가기준에 따라 공명성, 합리성, 대표성, 인식력, 의식 높이기, 가독성, 관련성, 계시, 책임에 의거하여 제시하였다. 연구의 공명성을 위하여 본 연구자들은 참여자들이 겪었던 경험을 통해 발견된 현상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기 위해 대상자가 직접 표현한 친숙한 언어, 정확한 구어체, 정서적 반응 혹은 행동들을 의미가 손상되지 않도록 본 연구에 반영하였다. 연구의 합리성을 위해 본 연구는 경험에 대한 현상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분류하며 분석된 현상에 대한 주제를 통합적 고찰을 본 연구의 본질적 주제를 발견하고 이를 근거로 연구의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대표성을 위해 본 연구는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을 경험한 중환자실 간호사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중환자실 각 부서에 근무하는 다양한 근무경력, 성별을 가진 대상자의 경험을 듣고자 하였다. 연구의 인식력을 위해 본 연구는 중환자실 간호사의 다양한 업무와 상황 중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 사고의 경험과 관련된 심리 측면을 다룸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경험을 잘 인식하게 하도록 하였다. 연구의 의식 높이기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독자로 하여금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간호사가 겪는 경험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도록 간호사의 생각과 경험을 서술하였다. 연구의 가독성을 위해 본 연구에서 다룬 주요 용어를 한글로 기재함으로써 의학용어를 잘 모르는 독자가 읽기에도 이해 가능한 쉬운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대상자가 말하는 그대로의 인터뷰 내용을 생생하게 표현함으로써 상황에 몰입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관련성을 위해 본 연구는 중환자실 간호사의 경험을 다룸으로써 중환자실 간호사의 업무와 경험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고, 간호사의 업무에서 비계획적 자가 발관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 가능하게 하였다. 연구의 계시성을 위해 간호사에 대한 비계획적 자가 발관이라는 상황을 더 깊이 있게 이해시키고자 윤리적 딜레마 상황들로 인해 심리적 고통과 압박을 겪고 있는 간호사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비계획적 자가 발관이 간호사에게 주는 드러나지 않았던 영향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의 책임 부분은 본 연구에 서면 및 녹음 동의한 자들만 연구에 참여하였다. 또 의미 있는 표현들이나 의미가 모호한 부분에 대해서는 참여자들에게 유선으로 연락하여 본인의 진술에 대해 전달하며 정확한 의미를 묻고 명확한 의미전달을 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 사용된 모든 자료는 누설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7. 자료분석

본 연구의 자료분석은 Giorgi (2009)의 현상학적 체험 연구방법에 근거하여 시행하였다. 첫 번째 단계는 참여자가 기술하고 있는 상황이 무엇인지 총체적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참여자들이 기술한 상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필사한 내용을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읽기를 반복하였으며, 간호사의 환자 안전사고 경험에 대한 대략의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을 시행하였다. 연구자는 연구자가 가지고 있는 가정과 선이해를 먼저 밝힘으로써 중립적인 태도로 참여자의 고유 경험에 집중하고자 노력하였다. 두 번째 참여자의 진술 안에 포함된 일부 의미단위를 설정하였다. 이 단계에서 연구자들은 필사 내용으로 돌아가서 연구자료 전체를 반복하여 읽어가면서 간호사 환자 안전사고 경험이라는 연구 현상에 초점을 두고 의미단위들을 구별해 나가는 과정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7명의 연구참여자로부터 162개의 의미단위를 도출하였다. 세 번째 단계는 참여자의 언어로 표현된 의미단위들을 이론적 차원의 언어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수정하고 반복을 통하여 참여자의 언어로 표현된 의미를 일반적인 이론적 언어로 표현된 의미단위로 바꾸었다. 본 연구자들은 이 단계에서 간호사의 환자 안전사고 경험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적합한 이론적 표현이 도출될 때까지 수정하였다. 네 번째 단계는 분석과정을 통해 드러난 의미단위들을 연구 현상에 대한 일반적 구조로 통합하기 위하여 연구자들은 간호사의 환자 안전사고 경험의 일반적 구조를 찾기 위해 자유로운 상상적 변형을 사용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현상의 본질적 구조를 다시 한번 기술하는 과정을 시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최종 6개의 구성 요소와 12개의 하위 구성요소가 도출되었다.

8. 체험의 본질에 집중

본 연구자들은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과 관련된 환자 안전사고에 대한 의미를 찾고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끊임없이 질문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자가 형성한 현상학적 질문은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으로 인한 환자 안전사고 발생시 간호사가 겪은 경험의 의미는 무엇인가?’이다.


연구결과
1. 간호사의 환자 안전사고 경험의 구성 요소

간호사들이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 환자의 간호 경험에서 간호사가 가지는 체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여 그 경험의 본질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현상학적 반성을 하였다. Giorgi의 기술학적 현상학 분석방법에 따라 도출된 구성요소는 6개, 하위 구성요소는 12개 이다. 본 연구결과 간호사의 환자 안전사고 경험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죄책감”, “사고 발생에 대한 억울함”, “ 환자 인권과 안전 사이의 갈등”, “주변의 부정적 시선에 위축됨”, “사고 예방 행위에 주의를 기울이게 됨” 이다.

구성요소 1.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

비계획적 자가 발관이 발생함으로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환자 상태가 악화되어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환자 상태가 나빠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다. 이는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감으로 표현되었다. 또 참여자들은 비계획적 자가 발관으로 인해 환자 상태가 나빠 질것을 우려하여 굉장히 예민해지며 환자의 일거수 일투족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환자의 자가 발관이라는 믿기 어려운 현실에 당혹감을 느낌

참여자들은 자신이 담당한 환자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놀랐고, 비계획적 자가 발관을 하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으며 그 상황에 당혹감을 느꼈다.

약을 재야 하니까 등 돌리고 있다가 그분이 손목이 되게 얇으셔가지고 억제대로 묶여져 있는데 그걸 확 빼신 거에요. 그래서 E-tube를 뽑고 저한테 말을 하더라구요. ‘저기요’ 이래서 저는 뒤에 누가 말을 할 사람이 없는데 저기요 이래서 그분이 말을 해서 저는 너무 깜짝 놀란 거예요. 어. 그때. 아 너무, 영혼이, 환자분이 돌아가시는 줄 알았어요. 너무 무서웠어요.(참여자 4)
post op 환자를 받고 보조원님이랑 다른 환자 정리하는데 갑자기 어디서 벤틸레이터 디스커넥된 소리가 나는 거예요. 씩씩 소리가 나면서 벤트 알람이 댕댕댕 울리고. 저는 설마 제 환자라고 생각 못하고 그냥 ‘이거 무슨 소리야?”라고 소리 질렀더니 다른 애들이 와서 “선생님 환자 셀프 익스투 했어요’ 이러는 거예요. 그때 정말 하늘이 노랗게 보이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어요.(참여자 1)

2.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해 예민해짐

참여자들은 비계획적 자가 발관으로 환자 상태가 갑작스럽게 나빠질 수 있으므로 작은 환자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열심히 간호하였다.

정말 극도로 예민해졌어요. 혹시나 환자가 안좋아지면 안되니까 온 몸에 털이 다 위로 솟는 느낌이었어요.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제가 날카로워져 있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6)
환자가 숨만 쉬어도 뒤로 넘어갈까봐 확인하고 또 모니터 확인하고, 계속 환자 옆에서 호흡과산소 수치 확인하고 계속 기침하라고 격려하고 그 이후로 한 시간을 넘게 그 환자 옆에서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다른 상황은 전혀 보이지도 않더라구요. 무조건 이 환자만 좋아지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어요.(참여자 4)

구성요소 2.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죄책감

참여자들은 비 계획적 자가 발관을 예방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신의 책임과 후회로 자책하였다. 환자 상태 악화로 인해 재삽관을 시행하게 되었을 때 간호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느끼며 죄책감을 가지기도 하였다.

(1) 환자의 자가 발관을 예방하지 못하는 것을 자책함

환자의 자가 발관 이후 불안하고 초조함과 함께 그 사건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후회를 하고 있었다. 그 상황을 다시 뒤돌아보며 자신은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최선의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많이 후회가 됐죠. 특히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지니까 더 그랬어요. 불안하고 초조하고… 그때는 후회라는 감정을 넘어섰던 것 같아요.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했었어야 하는 게 최선이었을까 계속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것도 일종의 후회겠죠. 내가 후회를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땐 내가 애들을 밥먹으러 보내면 안되었나, 환자를 그렇게 한꺼번에 다 받으면 안됐었나 많이 자책도 하고 후회했어요.(참여자 6)
집에 와서 생각해도 너무 너무 후회가 됐어요. 제가 왜 할머니 손을 묶지 않았을까… 내가 할머니가 무언가 불편하거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아닐까 하고요. 사실 저는 그 할머니 힘이 없고 오랫동안 트라키오 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안 뺄 줄 알았거든요.(참여자 2)

(2) 환자의 상태 악화로 죄책감을 느낌

비계획적 자가 발관으로 인해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보며 자신의 잘못으로 환자의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혹시나 생명에 지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죄책감을 느꼈다. 특히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간호사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회의와 간호사를 계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다음날 출근했더니 환자 상태가 너무 안 좋아진 거예요. intubation 하고 나면 금방 좋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다음날 출근해서 보니까 이 환자가 병동에서 제일 중환이 되어 있었어요. 하루 만에 엄청 안 좋아져서, 그러니까 제가 더 죄책감이 들고 모두한테 미안한 거예요. 출근해서 병동에 딱 들어서자마자 그 환자가 그러고 있는 걸 보니 진짜 가슴이 철렁하면서 어디 구멍 있으면 들어가서 숨고 싶었어요.(참여자 1)
이 모든 게 저 때문인 것 같은 생각이 한참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거예요. 정말 자괴감과 죄책감의 연속이었어요.(참여자 7)
다른 선생님이 ‘너 제정신이니? 할머니가 얼마나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잘못되면 너 잘못이야. 네가 환자 죽일 수도 있었던 거라고’ 이러시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내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이 일을 계속 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정말 간호사를 그만 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아직까지 그 생각을 하고 있고, 해답을 못 찾았어요. 나는 사람을 살리고 싶어서 아픈 사람을 잘 돌보고 싶은 마음에 간호사를 하는 건데 내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무서워지더라구요.(참여자 2)

구성요소 3. 사고 발생에 대한 억울함

참여자들은 비계획적 자가 발관에 대해 환자 상태를 걱정하고 책임을 느끼기도 하였다. 하지만 비계획적 자가 발관은 환자가 스스로 기관 삽관을 빼는 것으로 전적으로 담당 간호사의 잘못이 아니며, 예방 간호 행위 및 상황적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간호사의 전적인 책임이라 하고 있는 문화에 대해 억울함을 느끼며 의문을 품는 모습을 보였다.

(1) 담당간호사의 전적인 잘못으로 치부되는 상황에 억울함을 느낌

비계획적 자가 발관은 간호사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간호사들은 그 책임을 담당 간호사에게 전가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떤 간호사가 같은 상황에 처해있더라도 발생 가능한 사고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간호사들은 사고 발생에 대해 억울해하였다.

한편으로 너무 억울했어요. 그 할머니가 기관절개관을 하고 중환자실에 있는지 한 달이 넘었고 계속 손 안 묶고 있어도 괜찮았었는데 왜 하필 내가 담당일 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할머니도 밉고 너무 억울했어요. 내가 정말 그렇게까지 잘못한 일인가 싶은데… 사실 이번 자가 발관은 말 그대로 제가 벌칙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억울함이 제일 커요.(참여자 2)
억울하죠. 어떤 사유가 되었든 제 잘못이니깐요. 그 환자의 담당간호사의 잘못이니깐요. 8시간 잘 묶어 놓고 마지막 5분을 잘 못 버텨서 빼버리면 그냥 앞에 잘 묶어 놨었더라도 그 상황이 내가 아무리 잘해도 그 의미가 없어지는 거죠.(참여자 3)

(2)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함

환자의 자가 발관 이후 예방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지만 병동의 바쁜 상황, 타 환자 간호, 간호 인력 부족 등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과 실제적으로 자가 발관을 예방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한계를 느끼고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그 수술 환자도 intubation 되어 있어서 마취 깨면 언제 self extubation할지도 모르니까… 대부분 환자들 다 중환자실 나올 때는 intubation 한 채로 나오잖아요. 그 사람도 언제든지 self extu 할 수도 있는 사람인데… 제가 몸이 두 개도 아니고 환자 둘을 동시에 다 볼 순 없잖아요. 평소 같으면… 이렇게 제가 들어가 있으면 다른 사람한테 이 환자 좀 봐줘. 나 이러는데… 지금 그 때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간호사가 없었으니까. 이 상황에서 뭘 어떻게 더 할 수 있겠어요?.(참여자 1)
저는 사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그 상황에서 제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그때 거기에서 뭘 어떻게 하겠어요? 나온다는 환자를 안 받을 수도 없고. 그 환자가 self extubation 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데 그 환자 옆에만 있을 수도 없잖아요.(참여자 7)

구성요소 4. 환자 인권과 안전 사이에서의 갈등

간호사들은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 이후 자가 발관을 예방하기 위한 간호 행위와 환자의 인권 문제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다.

(1) 환자의 인권과 사고 예방에 중점을 두는 행위 사이에서 갈등함

비계획적 자가 발관을 예방하기 위해서 억제대 적용과 진정 수면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이러한 의료 행위들이 최근에 환자의 인권과 관련하여 문제고 있다. 참여자들은 이것은 좋지 않은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비계획적 자가 발관 안전사고 이후 간호사들은 환자의 인권과 환자 안전 사이에서 딜레마를 경험하고 있었다.

원래 self extubation을 예방하기 위해 억제대를 하고 sedation을 하는데 사실 요즘은 억제대를 인권 문제 때문에 가급적 하지 말라고 하거든요. sedation도 요즘은 deep sedation 하면 환자가 나중에 섬망이 오기 쉽기 잘 안 깨서 문제라고 가벼운 진정제 정도로만 약을 쓰잖아요. 사실 요즘은 자가 발관 예방 간호가 대부분 환자의 인권 및 치료에 좋지 않다고 판단되서 잘 안하는 추세여서, 뭐가 맞는건지 너무 혼돈스러워요. 환자의 인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억제대도, deep sedation도 안하는 게 맞는데, 또 환자 안전에서 생각하며 무리해서라도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고….(참여자 1)
사실 self extubation 예방하기 위해선 sedation하는 게 제일 좋은데 신경외과파트 자체가 머리 수술이잖아요. 그러니깐 mental이 되게 중요해서 환자 의식이 조금만 처치면 출혈가능성을 생각하잖아요. 이런 것 때문에 쉽게 재우질 못해요.(참여자 3)

구성요소 5. 주변의 부정적 시선에 위축됨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 안전사고 이후 담당 간호사는 원치 않게 간호사 및 의사 등의 동료들에게 업무적 부담을 주게 되는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안전사고로 인해 주변의 비난과 간호사로서의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되었으며 심리적으로 위축과 무능하다는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부정적인 시선은 참여자들은 이직까지 고려하기도 하였다.

(1) 동료에게 업무의 부담을 주어 미안함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으로 인해 환자의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본인의 간호 업무만이 아닌 함께 일하던 다른 동료간호사들까지 간호 업무가 가중되었다. 또 본인이 해결해야 할 일들 다른 간호사들이 도와주면서 동료 간호사들의 퇴근이 늦어지거나 다른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등의 업무적 피해를 주기도 하였다. 주치의 및 인턴에게 새벽에 보고하거나, 재삽관을 하는 등의 추가 업무가 발생하게 되어 인해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밤 12시에 주치의 오고 인투베이션 한다고 난리 치고 거의 준 CPR 상황이었어요. 차라리 그 상황이 제가 담당일 때 그랬으면 덜 미안한데 제가 인계를 주자마자 환자가 산소 수치가 떨어지고. 뒷 턴은 나이트여서 안 그래도 간호사 줄여서 근무하는데… 밤에는 한 간호사가 환자 세 명을 보거든요. 그런데 근무 시작하자마자 인투베이션을 한 거예요. 그것도 너무 미안한 거죠.(참여자 1)
이 환자 하나 때문에 나이트 번 간호사들이 다 자기 환자를 제대로 케어를 못하는 거예요. 이브닝은 이브닝대로 퇴근도 못하고 저 도와준다고 있고 나이트는 그 환자 담당 간호사는 정리해야 된다고 짜증이 나고. 막 저한테 대놓고 짜증내거나 이런 건 아닌데… 왜 우리는 말 안 해도 알잖아요. 그 기분, 저도 그 입장이 되어 봤었으니까… 저는 이 셀프익스투 하나로 이브닝은 이브닝한테 미안하고 나이트번한테도 미안하고… 파트장님한테도 죄인이고 환자한테 도저히 있고 보호자한테도 죄인이고 주치의한테도 죄인이고….(참여자 6)

(2)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을까 두려움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 사건 이후 주변 동료들의 태도 변화를 느꼈다. 병동에서 담당하고 있던 간호 업무를 하지 못하게 되거나, 무시를 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지금까지 간호사로서 노력해 왔던 것들이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무너진다고 느꼈다. 그로 인해 무능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지금까지 자부심을 가지며 일했던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전까지 저는 병동에 나름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이후로 사람들 보는 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제 동기들은 괜찮다고. 너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해 주는데, 사실 선배들이나 파트장님이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진 것 같고…. 왠지 내가 뭘 해도 못 믿는 것 같고 그랬어요. 그리고 한 선생님이 엄청 무섭게 저를 혼내셨는데, 사실 그 이후로 그 선배는 눈도 못 마주치겠어요.(참여자 2)
제가 파트장님한테 더 이상 병동 안전 간호 업무를 못하겠다고 하니, 사실 저는 ‘왜 그러느냐… 너는 잘해왔다. 이번 일은 어쩔 수 없었던 거다, 그러니 계속 해달라’ 이런 말을 기대했었던 것 같은데, 파트장님은 단칼에 ‘그래. 그럼 그러렴. 다른 사람한테 맡겨야겠네’ 이러시는 거예요. 그때 정말 너무 섭섭했어요. 그리고 병동에 후배 간호사들도 원래 저를 되게 무서워했었는데. 그 일 이후로 약간 막 대하는 것 같은 느낌? ‘항상 완벽한 선배처럼 느껴지다가 너도 나랑 같은 인간이구나. 너도 실수하는구나. 너도 실수하는데 나한테 왜 그랬니?’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느꼈어요.(참여자 1)

(3) 이직을 고려하게 됨

안전사고 후 담당 간호에 대한 지나친 비난과 보고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심리적인 위축과 함께 동료들과의 관계도 나빠지며 마음의 상처로 인해 실제로 이직을 고려하기도 하였다.

파트장님의 시선이 가장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느꼈어요. 그 전까지는 되게 관계가 좋았던 것 같은데. 그리고 병동에 후배 간호사들도 원래 저를 되게 무서워했었는데, 그 일 이후로 약간 막 대하는? 솔직히 진짜 그 이후로 그만두고 싶었어요.(참여자 7)
저는 그 사건 이후로 아직도 저를 혼낸 선배와 파트장님이 무서워요. 물론 제가 잘 못 봐서 그런 거긴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까지 혼나야 하는 건지. 그 일 이후로 한달 내내 전체인계로 넘어왔거든요. 물론 병동 입장에서는 이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주의하자라는 의미였겠지만. 저한테는 완전 주홍글씨였고 정말 병원을 그만두고 싶었어요. 진짜 다른 병원까지 알아봤다니까요.(참여자 2)

구성요소 6. 사고 예방 행위에 주의를 기울이게 됨

간호사들은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 이후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느꼈다. 간호 원칙을 준수하며 예전보다 엄격하게 환자를 간호하게 되었다. 또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차 확인하며 신중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사건 발생을 낮추기 위한 개선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 행위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며 간호사로서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1) 프로토콜을 더욱 준수하게 됨

안전사고 이후 참여자들은 환자에게 이전보다 단호한 태도로 간호하며 환자의 안위를 위하기보다는 사고 예방을 위한 프로토콜과 원칙 지킴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로 변하고 있었다.

이제는 환자들이 손 한 번만 풀어 달라고 해도 절대 안 풀어드려요. 그리고 환자가 많이 힘들어 보이면 주치의에게 노티에서 진통제를 주던지 아니면 보호자를 불러서 같이 있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어쨌든 환자에게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저도 안 좋지만 환자에게 제일 안 좋은 거니까 원칙을 지키려구요.(참여자 6)
의식이 있으면서 삽관하고 있는 환자들 보면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해서 억제대를 풀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일을 겪어보니 그래도 안전이 더 우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안전 관련 원칙은 좀 더 엄격하게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참여자 3)

(2) 재발 방지를 위해 재차 확인하게 됨

동일한 비계획적 자가 발관의 안전사고가 나타나지 않도록 환자를 이전보다 더 자주 상태를 확인하였으며, 본인 담당 환자 이외에도 다른 간호사의 환자 자주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예전엔 제 환자 아니면 다른 환자들은 잘 안 봤는데 요즘은 지나가다가 다른 환자들 중에 튜브 갖고 있는 사람들 보면 그냥 안 지나쳐지더라고요. 꼭 손 잘 묶여 있는지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달려가 보게 되고 그렇게 됐어요.(참여자 4)
보고 또 봐요. 확실히 기관 내관 가진 환자들을 볼 때 예전보다 알람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수시로 혹시 빠진 부분은 없는지 환자가 불편해하지는 않는지 계속 확인하는 것 같아요. 불편하면 환자도 더 빼고 싶은 테니까 최대한 환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도와주려고 해요. 그러면서도 예전에는 한번 볼 것 지금은 두 번 세 번 보게 되는 것 같고, 다른 환자들도 좀 더 신경 써서 보게 되는 거 같아요.(참여자 7)


논 의

본 연구는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 환자 안전사고에 대한 간호사의 경험을 기술학적 현상학 방법을 체험의 의미와 본질을 탐구하였다. 본 연구결과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 환자 안전사고를 경험한 간호사의 체험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죄책감”,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억울함”, “ 환자 인권과 안전 사이에서의 갈등”, “주변의 부정적 시선에 위축됨”, “안전사고 발생 예방 행위에 주의를 기울이게 됨”의 총 6개 구성 요소가 도출되었다.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 안전사고 발생이라는 믿기 힘든 상황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당혹감과 두려움을 느꼈으며 ‘하늘이 노랗게 변하고’, ‘심장이 철렁하고 떨어지는 것’과 같은 감정을 느꼈다. 믿기지 않는 상황에 눈물이 나기도 하였으며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표현하였다. 또한 자가 발관은 환자 상태 변화에 따라 위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간호사들은 환자 상태에 굉장히 예민해졌다. Lee 등(2014)의 연구에서도 환자 안전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간호사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두려움과 동시에 간호사들은 사고 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상황에 대한 회피보다 환자의 상태 변화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안전사고와 자가 발관 라는 상황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간호사의 심리와 태도 변화의 차이인 것으로 생각된다. 자가 발관은 환자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므로 참여자들은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고,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과 자가 발관으로 인해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것에 대한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죄책감은 실제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경우 더욱 심해졌고, 죄책감은 두려움과 무서움을 동반하여 간호사로서의 책임감과 업무적 회의감을 느꼈다. 또한 간호사를 지속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환자 안전사고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비계획적 자가 발관은 다른 안전사고와 다르다. 환자 안전사고 중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투약 등의 사고의 경우는 간호사의 오류나 잘못을 통해 나타나지만 비계획적 자가 발관의 경우 대부분 간호사의 잘못이 아니라 환자나 예견하지 못한 의외의 상황에서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비계획적 자가 발관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비계획적 자가 발관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며 환자의 자가 발관을 예방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였다. 안전사고가 발생한 상황을 다시 되돌아보며 참여자는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최선을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이는 상황적 부분과 개인적 후회로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사건 이후 자가 발관을 예방하기 위한 행위에서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는데, 실제로 바쁜 상황에서 다른 환자를 돌보거나 다른 간호 업무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참여자들은 간호사의 인력 문제에 대해 한탄하였다. Lee 등(2014)의 연구에서도 간호사들이 안전사고의 원인을 열악한 근무 여건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안전사고 발생의 원인을 다른 동료나 환자, 보호자, 의사의 잘못으로 돌리기도 하였다. 특히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오류를 범하기 쉬운 불완전한 시스템의 문제라고 주장하였는데 이는 근무 환경이 너무 어수선하거나 혼돈을 줄 수 있고, 충분하지 않은 인력 배치로 인해 업무가 과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발관의 위험 요인에는 의식 수준과 흥분 여부, 진정제 사용 여부, 이중 고정 여부, 억제대 적용여부, 발관 당시 간호사 근무형태, 간호사 대 환자 비율 등이 있다(Cho & Yeo, 2014). 비계획적 자가 발관을 예방하기 위해서 기존에 진정제 사용 및 억제대를 하였지만 최근 환자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과도한 진정제 사용 및 억제대 사용은 지양하며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협조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과 관련하여 참여자들은 억제대 및 진정제 사용에 관한 환자의 인권과 환자안전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다. 비계획적 자가 발관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의 양손을 억제대로 꽁꽁 묶어 두거나 약물을 통해 환자를 수면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료 행위들이 최근에 환자의 인권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었고, 이것은 좋지 않은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비계획적 자가 발관 안전사고 이후 간호사들은 환자의 인권과 환자안전 사이에서 딜레마를 경험하고 있었다. 억제대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 환자와 보호자의 동의하에 억제대 사용 지침에 따라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참여자들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환자의 측은지심과 환자에 대한 믿음으로 충분한 설명 후 억제대를 느슨하게 해준다거나 풀어주기도 하였는데, 환자가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자가 발관 하였을 때 환자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는 추후 환자 인권 보호와 환자 안전 간호 원칙 사이에서의 딜레마를 유발하기도 하였다. 환자의 인권과 환자 안전을 위해서는 충분한 간호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선행연구에서도 간호사 1명 당 환자 비율이 2명 이상일 경우 2명 미만인 경우보다 의도적 자가 발관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ho & Yeo, 2014). 간호사의 역량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아닌 경우에는 그 원인에 대해 조직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비계획적 자가 발관으로 인해 참여자들은 동료 간호사 및 의사에게 재삽관을 통한 업무적 부담을 주게 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의사 및 인턴에게도 추가 업무가 발생하게 되어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더욱 커졌다. 이는 선행연구에서는 볼 수 없었는데 이전에 비해 간호사들의 윤리적 의식이나, 동료에 대한 배려 등이 향상된 결과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전사고 이후 간호사는 관리자 및 주치의뿐만 아니라 선배, 동료, 후배 간호사들의 시선이 곱지 못한 것을 느끼고 있었다. 담당 간호사인 참여자들에게 비계획적 자가 발관의 책임이 전가되면서 환자 상태 악화 및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가 없었다. 이로 인해 참여자들은 사고뭉치로 낙인이 찍히고, 가슴에 주홍 글씨가 새겨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Lee 등(2014)의 연구에서도 안전사고 발생 이후 주변의 지지적이지 못한 분위기에 실망하며 지지 부족으로 실망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안전사고로 인해 가장 고통 받고 있는 참여자들은 주변의 지지를 바랐지만, 힘이 되어주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연구에서도 안전사고 이후 간호사들은 상사 또는 동료로부터의 비난이나 질책, 징계로 인해 부담감을 느꼈으며(Lee & Kang, 2019; Lee et al., 2014), 환자 상태에 대한 불안감, 동료에 대한 미안함 등은 윤리적 측면에서 간호사가 안전사고 후 겪는 공통적인 경험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참여자들은 사건 후 주변의 시선으로 인한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에서 안전사고 발생 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Lee & Kang, 2019), 사고 후 지지적이지 못한 분위기에 실망감(Lee et al., 2014)이 나타나는데 안전사고 후 담당 간호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병원 조직 문화에 만연한 것으로 생각된다. 참여자들은 이런 주변의 부정적 시선뿐만 아니라 태도의 변화를 느꼈다. 병동에서 담당하고 있던 간호 업무를 하지 못하게 되거나, 무시를 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지금까지 간호사로서 노력해 왔던 것들이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무너진다고 느꼈다. 이로 인해 간호사로서 무능력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Lee 등(2014)의 연구에서 자신과 간호 전문직 이미지 손상에 대한 두려움과 유사하다. 간호사로서 능력 있고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안전사고로 인한 낙인이 전문직으로서 자신의 간호사 이미지에 손상을 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안전사고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 측면에서 보고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충분히 필요한 절차이지만 이 과정에서 동료와 상사 등의 부정적인 시선은 간호사로 하여금 심리적 위축감을 유발한다. 안전사고 후 비난이나 지나치게 책임을 요구하는 조직 문화는 오히려 간호의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간호사의 이직 의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여자들은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은 환자가 스스로 기관 삽관을 빼는 것으로 전적으로 담당 간호사의 잘못이 아니며, 예방 간호 행위 및 상황적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간호사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안전사고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간호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비난하는 문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안전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인식 제고와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간호계 내부로서는 간호사가 스스로 목을 조르는 문화의 개선, 외부로서는 문화 개선을 위한 교육 시행, 개선에 대해 함께 대비하는 제도적 뒷받침에 생각하는 등 큰 의미로 사고가 확장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나친 비난 문화는 간호사로 하여금 이직 의도로 이어지게 되는데(Kang, 2017) 본 연구의 참여자 역시 지나친 비난으로 인해 심리적 위축을 느끼고 이직을 고려한 것을 볼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도 안전사고 발생 이후 향후 대책 마련이나 근무 여건 등의 시스템 개선 방안 마련에 중점을 두기보다 담당 간호사에 대한 책임 전가 및 추궁하는 것(Lee & Kang, 2019; Lee et al., 2014)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비난 문화는 환자안전 문화 정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며, 간호사들의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 수준과 예방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Park, Nam, Kang, Nam, & Yun, 2019). 따라서 환자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노력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이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도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며 지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은 안전사고 후 재발 방지를 위하여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보였다. 현실적으로 예방 가능한 방안을 생각해보고 비계획적 자가 발관 안전사고 발생을 낮추기 위한 개선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자의 작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억제대 및 기타 안전사고 간호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더욱 엄격해진 간호사의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특히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환자의 의식 상태 사정 및 억제대 적용 상태, 진정제 적용 상태를 꼼꼼히 사정하는 등의 예방 행위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며 간호사로서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Lee 등(2014)의 연구에서도 안전사고 이후 간호사들은 간호 활동 수행에 민감해지며, 책임감 증가 등 간호사로서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안전사고 후 환자 간호에 적응해 가는 간호사들의 공통적인 측면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구성 요소 중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죄책감”, “주변의 부정적 시선에 위축됨”, “안전사고 발생 예방 행위에 주의를 기울이게 됨”은 Lee 등(2014)의 연구와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억울함”, “ 환자 인권과 안전 사이에서의 갈등”은 비계획적 자가 발관 안전사고의 경험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경험이다. 이는 환자 안전사고 중에서도 비계획적 자가 발관의 경우 간호사의 잘못보다 환자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빈도가 높으며 환자 상태 악화에 대한 심리적 압박 역시 커 간호사에게 억울함과 비난에 대한 정도가 크게 느껴지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이러한 사고 경험이 병원 이직 의도로 이어질 수 있음은 간호 전문성과 간호 인력 확보를 위해서 개선되어야 할 상황임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간호사가 비계획적 자가 발관 사고를 겪음으로써 경험하는 절망, 후회, 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간호사가 안전사고를 통해 겪는 부정적 감정은 스트레스, 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관리하고 조정해줄 수 있는 업무환경이 조성에 본 연구의 결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동일한 환자 수를 보는 게 아니라 적절한 업무량을 유지할 수 있는 임상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기준을 수립하여 간호사가 과중한 업무에 노출되지 않게 할 임상 환경을 모색하는데 본 연구가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환자의 비계획적 자가 발관을 경험한 간호사의 안전사고 경험에 대해 심도 있게 탐색하고 그 경험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반성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비계획적 자가 발관 안전사고 이후 간호사들은 예상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 당혹감을 느꼈으며, 자가 발관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으므로 환자 상태에 따라 심한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서 간호사들은 환자의 자가 발관을 예방하지 못한 것에 후회하였으나 비계획적 자가 발관은 다른 안전사고와는 달리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것으로 사건을 예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기도 하였다. 비계획적 자가 발관으로 인해 응급 상황 및 기관 삽관 등의 예상하지 못한 업무가 발생됨에 따라 동료 간호사 및 의사에게 업무 부담을 주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동료에 대한 미안함을 느꼈다. 안전사고 발생 이후 관리자 및 동료들은 담당 간호사에게 비난을 하거나 부정적 시선을 보내기도 하였다. 또 무능한 간호사로 낙인이 찍히거나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등으로 인해 자책감 및 심리적 위축을 경험하게 되었다. 하지만 안전사고의 경험으로 인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는데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환자의 인권을 저해하는 억제대나 진정제 사용과 환자의 안전 사이에 고민하기도 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비계획적 자가 발관을 예방할 수 있는 다른 개선 방안에 생각해 보며 예방 행위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비계획적 자가 발관은 간호사의 과오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간호사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는 문화에 대해 억울함을 느끼며 비난하는 문화에 대해 인식 개선을 요구하는 등의 환자안전문화에 대한 사고가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비계획적 자가 발관은 간호사의 과오로 발생하는 다른 환자 안전사고와는 다른 본질적 의미를 가지는데 특히 환자안전문화에서 지나친 비난과 책임 전가 문화는 간호사에게 죄책감과 심리적 위축을 조성하고 이는 간호사의 사직 의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안전사고발생 이후 체계적 사건 분석을 통한 예방책 마련과 간호의 인력 측면에서 환자안전에 위협이 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인력관리 프로그램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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