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cademic Society Of Rehabiltaion Nursing
[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Rehabilitation Nursing - Vol. 21, No. 1, pp.22-32
ISSN: 1229-294X (Print) 2288-300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18
Received 17 May 2018 Revised 01 Jun 2018 Accepted 19 Jun 2018
DOI: https://doi.org/10.7587/kjrehn.2018.22

말기 신 질환자의 혈액투석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접근

이은자1 ; 조현숙1 ; 김상숙2
1가천대학교 간호대학
2가천대학교 일반대학원
Phenomenology on the Hemodialysis Experience of Patients with End-Stage Renal Disease
Lee, Eun Ja1 ; Jo, Hyun Sook1 ; Kim, Sang Suk2
1College of Nursing, Gachon University, Incheon
2Graduate School, Gachon University, Incheon, Korea

Correspondence to: Kim, Sang Suk College of Nursing, Gachon University, 191 Hambangmoe-ro, Yeonsu-gu, Incheon 21936, Korea. Tel: +82-32-340-2238, Fax: +82-32-340-7240, E-mail: echo64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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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explain what are the experiences of patients with renal disease who are just begun hemodialysis in the end-stage.

Methods

The data were collected from February to December in 2017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using open-ended questions. For data analysis, a phenomenological method suggested by Colaizzi was applied. A total of 8 hemodialysis patients with end-stage renal disease (ESRD) participated in this study.

Results

According to the analysis, five theme clusters emerged: 'I go into darkness', ' Being disappearing from others', Baby bird living with love', 'Dawn in darkness’ and ‘A life longing for the absolute’.

Conclusion

Patients undergoing hemodialysis experienced fear and anxiety at the beginning of hemodialysis. Therefore, counseling and social supports were needed for patients with ESRD in their early stage of hemodialysis. In addition, a multidisciplinary education program should be implemented in the future research. It may help to overcome for the patients who are experiencing complicated health problems in their early stage of hemodialysis treatment.

Keywords:

Hemodialysis, End-stage renal diseases, Qualitative research

키워드:

혈액투석, 말기 신 질환, 질적 연구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최근 의학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건강과 질병의 양상도 변화되어 급성질병은 점차 감소되어가는 반면 만성질환의 증가는 두드러지고 있다. 만성질환 중 대표적인 말기 신 질환은 신장기능이 비가역적으로 손상되어 신대체 요법에 의지해야만 생명을 유지 할 수 있는 질환이다(Kim et al., 2017). 혈액투석은 우리나라 말기 신 질환 환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신대체 요법으로 2015년 혈액투석을 시행하는 환자의 수는 62,634명으로 전체 신대체 요법 시행의 77.3%에 달한다(End-Stage Renal Disease Registry Committee & Korean Society of Nephrology, 2015). 이처럼 많은 말기 신 질환 환자들이 신대체 요법으로 혈액투석을 선택하고 있는데, 혈액투석 환자는 신장이식을 받지 않는 한 기계에 의존하여 살아야 하며, 일주일에 2~3회 이상 지속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인의 도움을 받아 요독을 제거해야 한다고 하였다(Richard, 2006).

또한 그에 따른 비용의 소요, 활동의 제한과 시간의 활용 등 생활의 양상이 변화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환자들은 깨닫게 되어 최대한으로 혈액투석치료를 지연시키려고 한다. 혈액투석 환자가 느끼는 신체적 증상으로는 통증, 피로, 소양감, 수면장애, 근 경련, 호흡곤란, 식욕저하, 오심 등이 있으며(Nelson et al., 2010), 사회심리적 측면에서는 우울, 불안, 무력감, 절망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된다(Wicks et al., 2007).

혈액투석 환자는 혈액투석을 시작할 때 동정맥 천자, 혈액이 몸 밖으로의 노출, 점차적으로 변화하는 외관상의 변화, 혈액투석 관련 정보미흡,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죽음이 옆에 있다는 심리적인 두려움에 대한 불안 등으로 처음 혈액투석을 시작한 혈액투석 환자들의 경험은 두려움, 불안과 스트레스 등이 더욱 극도로 심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심리적인 영향 등으로 혈액투석을 미루었을 때 치료적 시기가 늦어짐으로써 심혈관 및 뇌혈관 장애 등의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Kim et al., 2017). 따라서 혈액투석을 시작하는 환자들이 겪는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스트레스 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 혈액투석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관련된 질적 연구를 살펴보면 근거이론방법을 적용한 혈액투석 환자는 인식단계, 변화시도 단계, 신념구축 단계, 활력증진단계를 거치며 적응하였고 핵심범주는 마음 다스리기 과정이었다(Kim, 2002). 혈액투석 환자는 직장생활적응과정에서 투석치료로 인해 대인관계의 폭이 좁아지고, 시간관리의 어려움과 업무의 효율성 저하로 사회생활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직장생활을 통해 경제적 안정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등의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Park & Kim, 2010). Kim과 Kim (2015)은 혈액투석 환자의 수액관리경험에서 수액조절의 어려움과 수분조절을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과, 의료진과 가족의 지지체계가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문화기술지 방법으로 연구한 혈액투석 환자의 대기실 경험(Kim & Kim, 2017)에서 혈액투석을 기다리는 동안 대기실에서의 경험으로 정보공유와 위로하기, 편안함과 불편함의 분리된 공간에의 존재와 경계와 불확실성을 경험하는 세 가지 주제가 확인되었으며 혈액투석대기실의 의미는 대칭적이고 역동적인 패턴을 제시하는 경계공간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다양하게 혈액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는 있으나 말기 신 질환자가 혈액투석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겪게 되는 혈액투석 환자의 경험의 본질을 탐구한 질적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본 연구는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혈액투석 환자에 있어서 혈액투석경험에 대한 의미와 본질을 이들의 관점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및 연구문제

본 연구는 혈액투석 환자가 혈액투석을 시작함에 있어 혈액투석경험을 기술하고 이를 통해 혈액투석 환자가 겪는 경험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해하여 혈액투석 환자에게 적합한 간호중재를 개발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있다. 연구문제는“혈액투석을 하면서 겪는 경험의 본질은 무엇인가?”이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혈액투석 환자들이 혈액투석을 하면서 겪는 경험을 기술하고 이를 통해 참여자의 살아있는 경험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Colaizzi (1978)의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말기 신 질환을 진단받고 B소재의 C병원에서 혈액투석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로 혈액투석을 시작하였을 때의 경험을 생생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정신 병력이 없이 본 연구에 대해 이해가 가능하고, 연구자로부터 연구의 목적과 의도를 듣고 본 연구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참여자는 총 8명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혈액투석 환자의 성별은 남자 3명, 여자 5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56.8세였으며 연령분포는 60대 3명, 40대 2명, 그리고 80대, 50대, 30대는 각각 1명이었다. 투석치료기간은 1년 이하 4명, 1년 초과~2년 미만이 4명이었고, 평균 투석기간은 1년 7개월이었다.

3. 연구참여자에 대한 윤리적 고려

연구참여자의 윤리적 측면을 보호하기 위해 먼저 참여자가 소속해 있는 기관으로부터 연구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No: HC17FISI0013).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연구방법을 설명하여 참여자의 이해와 동의를 얻었으며, 면담내용은 연구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과 필요할 때는 어느 때라도 참여자가 연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고, 이러한 내용이 기술된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면담 이후에는 참여자가 면담내용 이외에 궁금한 사항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서 연구자와 참여자간의 신뢰성 구축을 가지도록 노력하였다. 면담에 대한 노력과 소비된 시간에 대하여 참여자들에게 소정의 사례를 제공하였다.

4. 자료수집

본 연구를 위한 자료수집은 2017년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연구자가 직접 수집하였다. 질적 연구의 기본자료수집방법인 심층면접 방법을 통하여 일대일로 실시하였다. 1차면담 시에 대상자에게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고, 연구에 대한 동의서를 받은 후 자료의 누락과 오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대상자의 동의 하에 녹음하였다. 또한 연구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하여 현장 노트를 병행하여 주요 사항을 기록하였다.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하여 면담실에서 수행하였으며, 면담 1회 시간은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참여자 한 사람 당 1~2회의 면담을 실시하였다. 혈액투석을 하면서 겪는 경험에 대한 주요 질문은 ‘혈액투석을 시작하였을 때 경험은 무엇입니까?’, ‘혈액투석으로 인해 생활에 어떤 변화가 생겼습니까?’, ‘혈액투석으로 좋아진 점은 무엇입니까?’, ‘혈액투석으로 인해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이었다. 연구참여자 자신이 면담 시 충분히 생각하고 경험한 본질에 대하여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며 경청하였다. 면담이 끝난 후 녹음된 내용을 현장노트와 함께 문서화하였으며 문서화 도중에 의문점이 발생하였을 때는 다음 면담 시 질문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5. 자료분석

본 연구의 자료분석은 자료수집과 동시에 이루어졌으며, Colaizzi (1978)가 제시한 분석방법을 토대로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자는 수집한 자료의 필사작업이 완료된 후에 자료로부터 현상에 대한 이해를 파악하고자 모든 진술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읽어보면서 전체적인 시각을 갖고자 노력하였다. 둘째, 줄 단위 분석을 통해 구, 문장에 밑줄을 그어 의미 있는 진술을 도출하였으며 셋째, 의미 있는 진술로부터 좀 더 일반적인 형태로의 재 진술 과정을 거쳐서 진행하려고 노력하였다. 넷째로 의미 있는 진술과 재 진술로부터 구성된 의미를 끌어내는 단계에서 유사한 진술을 찾으려고 하였으며, 다섯째는 분석된 내용들을 하나의 기술로 통합한 후 연구현상의 본질적인 구조에 대한 진술로 최종 기술하였다. 마지막으로 가능한 본질적인 구조를 나타내는 완전한 기술로 수집된 현상을 정확히 기술하고자 노력하였다.

6. 연구의 엄격성과 확실성 확보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 (1985)연구가 제시한 신빙성, 전이성, 신뢰성, 확증성을 기준으로 연구의 엄격성과 확실성을 확보하였다.

연구의 신빙성 확보를 위하여 연구자들이 2주에 한 번씩 교류하면서 본 연구의 진행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또한 연구자는 연구대상의 현상을 정확하게 추출하기 위하여 연구참여자와 면담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전화 교류를 하였다. 연구의 전이성 확보를 위하여 첫 번째 인터뷰 내용과 자료분석의 결과를 연구참여자와 공유하고 연구참여자에게 재확인하고 현상에 대한 끊임없는 지향을 실시하였다. 연구의 엄격성과 확실성을 위해 연구 과정의 기록들을 감사 가능하게 남겨 놓았으며 원 자료를 남겨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연구의 확증성을 위하여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간호학 교수 2명에게 자료수집과 분석 과정에 대하여 고찰을 받았고 연구결과에 대하여 인공신장실에서 5년 이상 근무한 간호사 3인으로부터 검토를 받았다.


연구결과

본 연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혈액투석 환자의 경험은 15의 주제와 5개의 주제 모음으로 나타났다. 5개의 주제모음은 ‘어둠으로 빠져들어가는 나’, ‘타인 속에서 사라져가는 존재’, ‘사랑을 먹고 사는 아기 새’, ‘어둠 속의 여명’, ‘절대자를 갈망하는 삶’으로 이루어졌다(Table 1).

Early Experience of Hemodialysis Participants

1. 주제모음: 어둠으로 빠져들어가는 나

참여자가 말기신부전을 의료진으로부터 진단받고 혈액투석을 권유 받았을 때의 처음 가슴에 닿은 느낌은 ‘어둠으로 빠져들어가는 나’이었다. 이는 어디선가 방망이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멍한 느낌과 처음 접하는 혈액투석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공포심이었다.

1) 혈액투석에 대한 황당함

연구참여자들은 말기 신 질환으로 외래를 계속 다녔음에도 의료진에게 혈액투석을 권유 받고 시작하기까지는 현실에 와 닿지 않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지내다가 막상 혈액투석을 시작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공포심과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투석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마음에 와 닿지 않더라고요. 그냥 겁만 나지. 막연하기만 하지. 막상 이것을 시작하니까 굉장히 겁이 나요. 얼떨떨하고 멍해지더라고.(참여자 1)
...이렇게 하고 죽는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생각이 들더라고.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눈물만 나오고. 몸은 괜찮아졌는데, 몸하고 정신하고 따로 놀아요. 정신은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어요.(참여자 5)
2) 혈액투석실에 대한 공포심

참여자는 처음 혈액투석을 접할 때의 느낌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으며 혈액투석에 대한 첫 느낌을 냉장고안처럼 추웠다는 것으로 혈액투석의 환경에 대해 두려움을 표현하였다. 혈액투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료진에 이끌려 처음 생소하게 접하는 혈액투석 기계에 대한 두려움은 차가움이었다. 특히 여러 투석기계들이 즐비하게 서있고 그 옆에 환자들이 한 사람씩 누워있는 상황에서 혈액이 몸 밖으로 빠져 나와 다시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공포심을 느꼈다.

이런 환경자체가 나한테는 공포였어... 왜 이렇게 추웠어. 나는 냉장고안에 내가 들어와있다고 생각했어. 너무너무 추웠어... 몸이 오들오들 떨리고 너무 힘들었어. 이걸 해서 힘든 게 아니고. 이 온도가 너무 추웠어. 내가 생각해서 무섭다 이게 아니라 그 환경자체가 무서운 거였어...(참여자 5)
3) 죽음에 대한 두려움

참여자들은 혈액투석을 모르는 상황에서 의료진에게 나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 일어났고 평생 이식을 받지 않는 한 투석생활을 유지해야 내가 살아갈 수 있다는 삶의 암담함과 어디가 종착역인지도 모르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어둠 속으로 하염없이 빠져들어가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참여자들은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혈액투석을 미루려고 의료진과 줄다리기를 하였고 결국 스스로 무너져 오심, 구토 그리고 호흡곤란 등의 신체적 증상으로 혈액투석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다른 측면의 두려움은 치유될 수 없다는 절망감과 치료를 받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는 죽음에 대한 공포심이었다. 그에 따른 불안감 때문에 깊은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눈을 떠서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뿐만 아니라 죽음이 가까이 다가와 있다고 느꼈다.

...그걸 보고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고 소가 도살장에 안 들어가는 걸 봤는데.... 그래서 도저히 겁이 나 가지고... 내가 죽어도 투석 안 하겠다 하고, 여기 올라와가지고 투석을 안 하고 갔어요. 깜깜하지요... 그냥 진짜 소가 도살장에 안 들어 갈라고 버티는 것 같더라고 내 입장이. 착찹하지. 눈물이 나올 정도로. 사람으로 안보이더라고 누워있는 사람들을 보니까 며칠 있으면 죽을 것 같고, 저 사람들 오래 못 사는 줄 알았어. 무섭지요... 하늘이 노랗다는 말을 듣고 접했으면 아는데, 모르는 상태에서 대번 나한테 닥치니까, 정말 하늘이 노랗더라고.(참여자 3)
당장 내가 살까?... 당장 죽을 수도 있겠다. 그 공포감이 있고. 잠도 안 오고, 그냥 계속 깨어 있는 거예요. 눈 뜨고 약간 공포가 그런 것도 있었고, 살 수 있을까 그런. ...그냥 이렇게 죽는구나. 이렇게 생각했어요.(참여자 6)

2. 주제모음: 타인 속에서 사라져가는 존재

참여자는 투석을 시작함과 함께 갑자기 말기 신 질환 환자라는 상황으로 바뀜에 따라 많은 혼돈을 겪었다. 신체적 변화로 일상생활이 원활하지 못한 환자라고 스스로 인식하면서 대인관계가 위축되고 활동의 범위가 좁아지고 있었다. 참여자들의 시간과 공간의 자유로운 선택에서 선택의 제한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며 가족이나 주위사람들이 참여자를 중심으로 일상생활이 바뀌는 변화로 자존감이 상실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1) 행렬 속의 위축

혈액투석 환자라는 낙인이 스스로를 인식하고 어디에 의지를 하여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생활을 깨닫고 타인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함에 따라 자신의 초라한 모습과 의기소침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자유롭던 생활에서 사회활동의 제약이 다가옴을 느끼면서 혈액투석이 참여자를 구속한다고 생각하였고 이러한 제약들이 주위사람들과의 생활에서 멀어지게 하였다.

삶에 사람들의 행렬에서 뒤로 빠져있다는 느낌? 자신감이 없고 굉장히 두렵고. 내 자신이 한 발짝 멀어지게 되고... 내 자신을 정신이 몽롱해질 때 시야가 어지럽다거나 머리가 하얗다던가! 그럴 때 내가 이러고 어딜 갈 수 있을까 하는 자신감이 사라진다는....(참여자 1)
2) 스스로의 고립

참여자들은 혈액투석으로 인해 의미 있는 주위사람들로 단절되어 소외감과 외로움을 겪을까 봐 혈액투석을 스스로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일반인처럼 대해 주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주위에서 혈액투석을 하는 것은 인생의 끝이라는 시선으로 쳐다볼 것 같은 걱정을 하면서 투석은 어쩔 수 없이 마지막으로 선택한다는 절망감이 어깨를 누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혈액투석을 하면 사람들이 아래로 볼 꺼 아니에요... 아무래도 투석을 하면 이상하게 보여요 환자들을, 성한 사람들이 환자 곁에 가서 놀고 그러면 안 좋지... 저 사람 투석한다 하면 다 죽는 줄 알아요. 환자로 취급해 버릴까 봐.(참여자 3)
3) 동정 어린 시선의 거부

참여자들은 주위의 의미 있는 사람들이 걱정해주는 마음이 그다지 고맙지 않다고 표현하였다. 주위의 사람들의 위로는 형식으로만 느껴지고 나를 더욱 환자로 인식하게 되어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참담해지는 자신을 보게 되어 타인을 피하게 되었다.

말로는 안쓰럽고 걱정을 해 주겠죠. 그냥 나는 그게 가식 같아. 말로는 걱정하고 하는 데, 그게 진심으로 와 닿지 않고... 지금도 이것만 아니면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사람이면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있을 텐데.(참여자 7)
투석을 한다고 하면, 나를 환자처럼 대하니까. 그게 싫어. 그게 부담스러워. 그래서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몰라... 그 동정 어린 눈빛도 싫고, 투석해서 어째... 하는 그런 것도 싫고. 모든 사람들한테 밝히고 싶지도 않고. 아픈 사람 대우하는 게 싫어….(참여자 5)
4) 따가운 시선

참여자들은 타인의 따가운 시선을 인식하였다. 자기관리를 잘못하여 병에 걸린 것으로 쳐다볼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과거 의료진으로부터 권유를 받았을 때 관리를 잘못한 것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혈액투석 환자는 투석을 진행함에 따라 노폐물이 침착되어 얼굴이 검게 변해지고 동정맥루의 잦은 사용으로 팔의 모양이 울퉁불퉁하게 변해지는 것으로 자신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으며, 바늘자국이 남아있어 마약 복용자로 오인 받을까 우려하였고 참여자에게는 생명줄과도 같은 귀한 팔인데 주위사람들은 지나가는 호기심이나 보기흉한 물건처럼 쳐다보는 것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노출을 회피하였다.

...짜증도 나고 내 자신한테 화가 나요. 말들이 많겠죠. 몸을 어떻게 관리를 했길래 그런 병이 왔나? 술 먹고 그러니까는 네가 관리를 못해서 그런 거지. 어휴! 자존심? …대체 저 사람은 어떻게 관리를 했길래 저 정도까지 됐나?... 손가락질하는 거... 그냥 그런 게 두려운 게 없지 않아 있어요....(참여자 7)
...다른 사람들이 나보고 그래요. 얼굴이 왜 이렇게 까매졌나고. 그래서 팔을 씻을 때도 비누로 세 번을 씻어요. 조금 덜 꺼매지라고 티가 덜 나게 주사바늘도 티 안 나게. 세수를 안 해도 팔은 계속 닦지... 팔을 보고 욕을 해도 받아 들여야지....(참여자 3)
...팔에 흉터가 생기고 이런 게 보기 싫어요. 친구들이랑 사람들 만나면 보여주기 싫어서 감춰요. 팔에 하고부터는 너무 오기 싫어... 피부막이 이렇게 변화되는 것도 싫고 이렇게 변화되는 것도 너무 싫고.(참여자 7)

3. 주제모음: 사랑을 먹고 사는 아기 새

참여자들이 말기 신 질환을 진단받은 후 가족들은 대신해주지 못해 마음 아파하였으며, 참여자는 가족들이 너무 환자에게 신경 써주다 보니 그에 대한 부담감을 갖게 되고 그와는 반대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환자에게 무관심해짐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참여자는 결국 혈액투석을 하면서 가족들의 응원과 관심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살아가는 아기 새와 같이 살아가고 있었다.

1) 가족의 배려

참여자들은 혈액투석과 동시에 가정주부로서, 가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할 수 없었으므로 가족들이 이 일을 대신하였다. 참여자가 투석 후 지친 몸을 이끌고 가정 일에 다시 복귀해야 할 때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고 가족구성원들이 가사를 분담하고 서로 격려해주고 있었다.

...아! 가족들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나아졌다... 설렁탕을 못 먹는다고 하니까 외식메뉴에서 빼 버리는 거... 그리고 무거운 거 절대 들지 않기... 투석할 때 같이 있어주고... 걸레질 같은 거 안하고. 물걸레질 같은 거 이런 거는 남편이 다해주고 그런 거.(참여자 5)
투석을 받고 오는 날은 못하니까. 딸이 밥도 다해놓고 큰 애가 고생하셨다고 그 말 한마디가 힘이 되더라구요... 나를 위해서 고생하셨다는 그 말이 고맙지... 가족이라는 둘레에서 엄마 고생하셨어요.(참여자 1)
2) 가족의 사랑에 대한 감동

참여자들이 가장 힘들어 할 때 참여자들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은 가족의 응원이었다.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자존감이 떨어져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을 때, 위험한 혈액투석생활의 두려움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도 가족의 말 한마디에 힘이 되어 투석생활을 할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가족들의 진심이 담긴 걱정과 정성에 감동했다.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위로에는 마음을 열 수 없었지만 가족들의 사랑에는 마음을 열 수 있었고 비록 해결될 수 있는 도움이 못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마음에 한없이 고마워했다. 참여자들은 가족의 사랑을 먹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엄마가 오래만 살아주면 돼. 그 말 외에는 안하더라고... 엄마 오래만 사세요. 그게 내가 이기는데 한몫을 한 거 같아요. 애들의 그게 되게 고맙더라고요. (참여자 2)
...‘올케가 내 신장을 떼어줄까?’... 너무 안타깝다고 하는 게 너무 고맙기도 했고, 나한테 선뜻 신장을 떼어준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고맙기도 했고, 그래서 내가 인생을 잘못 산 게 아니구나 하고 감동해서 운거지.(참여자 4)
...어머님은 내가 주고 싶은데 자격이 안되니까 더 속상해 하시고,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나은데, 네가 고생한다고 그런 말씀 하시고.(참여자 6)

4. 주제모음: 어둠 속의 여명

참여자는 혈액투석을 시작하면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신체를 제대로 관리를 못했다는 죄책감과 환자라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원망과 분노를 경험하였다. 가족과 영적인 존재에 의지하여 희망이라는 한 줄기 빛을 발견하였다. 투석전보다 신체적 건강이 회복되고 가족들의 응원 속에 사랑을 확인함으로써 투석 전 본연의 모습보다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1) 가족에 대한 죄책감

젊은 참여자들은 부모님에게 건강을 지키지 못해 혈액투석에 의지하는 것에 대해 가족에게 가장 심적으로 힘들어했다. 하지만 투석전보다 가족들에게 고마움이 더 커지고 가족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고 표현하였고 서로의 대화시간이 길어져 서로에 대해 많이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살기 싫었어요. 무너지는 느낌이고... 어머니께 한번 죄송한 게... 제가 관리를 못 한 것도 있고 죄송하고, 뭐 제 스스로가 그걸 못 받아 들이겠는거예요... 후회도 되고... 가족이랑 뭐, 서로 위해주고 그런 거 서로 정이 쌓이고 어머님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운동도 같이 하고 걷기도 같이 걷고 한 시간 정도.(참여자 6)
2) 식이요법과 투석비용에 대한 버거움

혈액투석 환자는 투석생활을 하면서 부담스러워 하는 것 중 저칼륨식, 수분제한 등의 엄격한 혈액투석식이와 치료비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으며, 직장인은 비용에 대한 심적 부담감이 덜하였지만 무직의 참여자들은 가족에게 의지해야 했고, 식이요법을 할 때도 가족위주보다는 본인위주로 식단이 바뀌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식이요법도 정말 힘든데... 나름대로 터득을 한 게 많이는 못 먹어도 조금씩 잘라서 먹고... 옛날 같으면 병원비도 비싸고 살수도 없겠지만... 치료도 못하고 죽을 거예요. 그래도 요즘은 의료보험이 많이 되니까. 물론 그래도 안 쓰던 돈을 쓰게 되니까 힘들지.(참여자 1)
...다른 건 걱정이 없는 데. 내가 한 달에 7~80만원 썼어요. 계도 하고 밥도 사먹고 하니까, 근데 그걸로 투석비를 내고 하니까. 식이는... 맨날 끼니마다 그게 걱정이지요. 수박을 먹고 싶어도 조금 먹어야 하니까... 노후경비가 계속 줄고 있으니까.(참여자 3)
...먹는 걸 좋아해서 선생님들 사이에도 유명해.... 물 많이 먹어서. 나는 물 줄이는 게 제일 힘들어. 식이 관리에 대해서 궁금했던 거 같아요.(참여자 5)
2) 어쩔 수 없는 수용

참여자는 혈액투석을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신체적 증상들이 사라지고 이전처럼 건강회복이 되어감에 따라 혈액투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혈액투석 환자 자신의 마음이 편하고 가족들도 좋아하고 투석생활도 수월해지리라고 믿고 있었다.

나보고 많이 달라졌다고 그러지... 그러더라고,... 친구들도 잘 봐요. 만나요. 지금은 내가 많이 극복도 하고 그래요. 내가 그랬잖아 즐기면서 살 거라고. 내가 탓하면 뭐하나, 어차피 이렇게 된 거(참여자 2)
그냥 뭐 받아들이는 거지 뭐. 담담하게. 나는 뭐 처음 봤으니까는 그냥 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지.(참여자 8)
숨이 차가지고 조금만 걸어가면 숨이 차고 이러다가 죽겠다 싶어가지고 자발적으로 왔지요.(참여자 3)
3)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설레임

참여자들은 혈액투석을 시작하면서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건강이 회복됨에 따라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고 소망이나 성취를 맛보게 되었다. 그리고 건강도 이전 상태로 되찾음에 따라 좀 더 의미 있는 이타적인 삶에 도전해보고 싶은 간절함을 느꼈고 작은 일부터 이루어냄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하여 새로운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설레임을 느꼈다.

...아프고 나니까... 무의미하고 진짜 인생이 끝나는 것 같아... 원래 이걸 하기 전에는 미용을 배워가지고 봉사활동을 하려고 했거든... 다시 다른 걸 좀 배우고 싶어요. 저는 원래 홈 패션이라던가 관심이 있었어요...(참여자 1)
너무 좋은 거야...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그렇게 설레일 수 없어요.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고... 사람들이 서서 있는데 앉으라고 하더라고요.... 후들후들 떨리는데도 앉는 것도 싫더라고 너무 설레어서(참여자 2)

5. 주제모음: 절대자를 갈망하는 삶

참여자들 중 종교를 가진 참여자도 있었지만 혈액투석을 시작하면서 죽음이라는 두려움을 가진 채 자신을 뒤돌아 보고 반성하며 누군가에 의지하며 살아가길 원하였다. 성공적인 혈액투석에 대한 간절한 기도와 감사함으로 절대자에게 의지하였으며, 원망과 분노보다는 절대자에게 구원의 손길을 갈망하였다.

1) 현실에 대한 원망

처음에 참여자들은 다른 중증 질환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진단을 부정하였다. 좀 더 혈액투석을 미루어 볼 수 있을까? 자신과 타협도 하고, 진료를 미루기도 하고, 외관상으로 정상인 같아, 혈액투석을 하지 않아도 살 것 같은데 현실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대해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았고 이러한 부정은 확장되어 그 누군가에 원망과 분노로 표현하였다.

마음이 힘들어가지고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막 그냥 죽고 싶고 막 그냥 속에서 답답해가지고 울화통이 터진 달까 속에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분해서도 그랬죠.(참여자 4)
나는 아프지 않아. 왜 내가 이런 걸 해야 돼? 그거를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다니까요?... 왜 지금 내가 일주일에 삼 일씩 병원에 와서 있어야 하지? 막 그런 거에 짜증도 나고 내 자신한테 화가 나요.(참여자 7)
2) 절대자에게 의지

참여자는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영적인 존재에 의지함으로써 혈액투석으로의 입문을 수용하고 두려움을 이기려고 노력하였다. 절대자를 알게 되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원망과 분노를 내려놓고 가족과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삶의 질 보다는... 종교를 가지면서 이게 좀 편해졌어요. 하느님을 믿으면서 내가 마음이 편해졌어요. 우리는 가족끼리 유대감이 깊어졌어요.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런 병이 걸렸나 싶은데, 아! 내가 이런 병이 걸렸기 때문에 하느님을 알게 됐구나. 지금은 되게 편해요. 지금은 감사하다는 생각밖에는 없어.(참여자 5)

결론적으로 혈액투석 환자에게 있어 혈액투석의 경험은 ‘하늘이 노랗다’라는 첫 느낌으로 시작하였고 정신이 멍한 상태에서 깜깜함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나를 발견하였다. 하지만 절망 속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나를 붙잡고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 절대자에 대한 의지로 헤쳐 나와 새벽의 한 줄기 빛처럼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혈액투석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었으며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를 통해 혈액투석 환자의 경험의 본질을 ‘노란 하늘에서 여명을 향해 헤엄치는 나’로 규명하였다.


논 의

말기 신 질환의 혈액투석경험의 본질을 확인하기 위하여 현상학적 연구를 시도하였다. 혈액투석경험을 하는 혈액투석 환자들의 본질에 대한 주제는 참여자가 혈액투석을 해야 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크나큰 충격에 압도되어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머리가 비는 듯한‘하늘이 노란’것이었다.

혈액투석 환자의 경험으로 5개의 주제모음과 15개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혈액투석 환자는 말기 신 질환을 진단받았을 때 평생 혈액투석생활을 유지해 나가야 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공포심, 삶에 대한 어두운 절망, 새로운 식이 요법의 적응에 대한 어려움과 미래의 삶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혈액투석을 시작 후 30년 이상된 혈액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Park & Yoo, 2018)와 Lin, Han와 Pan (2015), Chiaranai (2016)에서 투석의 시작이 “전혀 다른 삶의 시작”이 되었고 생명유지를 위해 꼭 해야만 하는 치료방법으로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과 생활의 전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었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와 동일하였다. 또한 혈액투석 환자들은 기계에 의존하며 미래가 불확실하고, 제한된 삶으로 혈액투석생활에 빠져들어가는 어둠의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었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과정 속에 매달리듯 투석을 유지하는 것이었다(Park & Yoo, 2018). 특히 처음 혈액투석에 대한 느낌으로 차가움과 공포심을 표현하였는데 참여자들은 혈액을 보는 순간 공포심을 느끼고 그에 대한 표현으로 차가움이라는 말로 두려움을 표현하였다. 혈액투석을 하지 않으면 죽음이 가까이서 위협하고 있다는 죽음에 대한 극한 두려움을 느끼는지 말해준다고 볼 수 있다. Park과 Yoo (2018)에서 장기혈액투석 환자들은 혈액투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죽고 싶다고 표현하였으나 본 연구의 혈액투석 환자는 당장 생명에 위협이 오는 것이 아님을 깨닫지 못하여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여 다소 다른 결과를 나타내었다. 그러므로 혈액투석 환자의 치료환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혈액투석 환자들의 두려움과 공포심을 감소시킬 수 있는 간호중재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혈액투석의 삶에 깊은 절망을 느꼈고 어둠 속에 빠져들어가고 있었으며, 최대한 혈액투석을 하지 않기 위해 버티지만, 결국 호흡곤란, 어지러움, 기운이 없어 병원을 방문하여 혈액투석기계에 의존하여야 했다. 이는 Fukuhara (2006)의 질병으로 인한 증상과 신체적 손상은 우울을 높인다는 보고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혈액투석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Choi & Han, 2015)에서 우울, 자아존중감, 가족지지가 절망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혈액투석 환자의 절망감은 신체적 안녕감의 상실, 부정적 미래관, 장기간의 투석기간, 가치관저하와 타인의 부정적 태도, 의료인과의 불만족관계, 경제적 안녕감과 상실감으로 인해 발생하였다.

혈액투석 환자는 혈액투석을 시작하면서 환자와 정상인의 변화 속에서 혼돈을 가져왔으며 자의 또는 타인에 의해 환자라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타인 속에서 사라져가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혈액투석 환자는‘일상생활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낙인 찍히는 두려움으로 인하여 주위사람들에게 혈액투석 치료를 숨기고 이로 인한 대인관계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한 Lee (2005)의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 또한 Park과 Kim (2010)이 보고한 결과와 동일하였으며 혈액투석 환자는 정상인들이 따돌릴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으며 정상인들처럼 대하지 않고 스스로 환자로 인식 되어 자신감이 약해지고 적극적인 자신의 삶에서 도태되어 대인관계에서 위축이 된다고 하였다. 혈액투석 환자는 정해진 시간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하고 투석시간의 조정이 힘든 상황이며 이로 인해 사회생활에 제한이 되어 사회적 고립감이 발생될 수 있다(Park & Yoo, 2018). 따라서 혈액투석 환자에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투석시간의 자유로운 선택의 기회를 부여해야겠다.

Christensen과 Ehlers (2002)는 혈액투석 환자들이 가족의 지지와 도움으로 우울, 불안 등이 감소되고 정신적인 평온함의 유지가 가능하다고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도 가족들의 배려와 관심 속에서 혈액투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여 본 연구의 결과와도 일치하였다. 혈액투석을 처음 경험하는 혈액투석 환자는 두려움과 불안 등의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데 무엇보다도 가족의 사랑과 배려가 중요하며 사랑이 깊을수록 지지체계에 대한 신뢰가 깊고, 가족 간의 애착 정도가 클수록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능동적인 힘도 깊어질 것으로 생각되며 불안과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Park과 Yoo (2018)의 연구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위로해주고 투석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함께 해주는 의료진이 울타리가 되었다는 결과와 본 연구에서 가족의 지지와 배려에 의해 혈액투석생활에 힘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Choi와 Han (2015)은 혈액투석이라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더 이상 우울, 절망감의 상승과 자아존중감을 저하시키지 않도록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며 가족은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는 지지체계로 환자들의 적응을 돕는데 도움을 주며 환자간호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고 하였다.

혈액투석 환자는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이 많은 의료비용이 지출된다는 Jeon (2000)의 연구와 같이 본 연구도 혈액투석비용은 환자들의 부담감으로 작용하였으며, 혈액투석 환자는 장기간의 투병생활로 인해 가족 내에서 역할의 변화가 발생하고 가족에 대한 부담감과 진료비 지출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Kim, 2014). 이를 위해서 말기 신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비 및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제도의 홍보 및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같은 질병을 가진 환자와의 모임과 대화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지지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힘든 상황에 적응하며,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면서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바라보듯 기대하고 사는 것이 혈액투석 환자의 희망이라고 한 연구(Weil, 2000)처럼 혈액투석 환자의 혈액투석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Kong (2009)의 연구와 같이 혈액투석 환자는 건강이전으로 건강을 회복되는 것을 발견하며 투석 이전의 건강했던 본인의 건강상태와 비교함으로써 이전의 생활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혈액투석생활을 통해 새로운 삶을 바라보며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보는 대상자를 발견하였으며, 달라진 삶의 과정에서 혈액투석 환자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의지력을 강화시키며 자기관리방법을 배우고 의존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자립하여 새로운 혈액투석생활을 습득하고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최대한으로 회복하여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혈액투석생활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받아들이고 일을 찾아 시작하는 것은 극복을 통한 행동의 변화를 의미하며(Ma, 2013), 일을 해낼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허락되는 것은 다시 일어서는 삶에서 나타났다고 한 Park과 Yoo (2018)의 연구와 본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나타내었다. 당장 생명에 위협이 오는 것이 아님에 감사하고 살아있음에 재활과 안정으로 사회에 복귀하는 것으로 삶을 찾아가고 있었다.

Yoon (2008)은 혈액투석초기에 현실에 대한 부정을 분노로 표출하면서 혈액투석 환자는 현재의 상황에 불안감과 두려움 속에서 헤매는 동안 신체적, 정신적 장애는 혈액투석 환자의 치료 순응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경우가 흔하고, 삶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혈액투석을 시행함으로써 신체적 증상이 호전되고 정서적 안정감을 찾기 위해 절대자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줄 누군가를 찾음으로써 치료에 순응하는 것으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Shelly (1980)는 환자가 절대자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상황에 의미를 두고 요구가 충족될 때 자존감이 높아지고 안녕감, 소속감, 희망, 용기, 힘 등을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도 불안감과 두려움을 절대자에게 자신을 맡기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가족간의 유대감도 깊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혈액투석 환자에게 실존적 영적 안녕이 우울의 증상경험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였다(Song & Oh, 2016). Park (2009)은 종교적인 믿음이나 종교활동을 통해 얻는 영적 만족감은 환자가 치료과정에서 희망과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한 연구와 본 연구에서 절대자에게 의존하면서 심적으로 안정감을 찾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영적 안녕이 높을수록 증상경험이 낮아지고 실존적 안녕감이 높을수록 증상경험도 낮아진다.

따라서 혈액투석 환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측면을 아우르는 간호를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되며 의료진은 혈액투석을 시행하기 전 만성신부전의 단계부터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혈액투석 환자의 혈액투석경험을 현상학적으로 분석한 질적 연구이다. B소재 C대학병원 혈액투석실에서 혈액투석을 하고 있는 8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 후 현상학적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혈액투석이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겪는 공포와 두려움은 부정적인 표현이었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어두움이었다. 혈액투석을 시행하면서 두려움과 여러 경험을 어둠으로 표현한다면 투석을 통해 건강이 회복되고 가족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한줄기 빛이 희망으로 승화되어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대인관계가 위축되었으나 혈액투석을 통해 건강이 회복되고 사회생활의 폭이 넓어지고 누군가에게 의지할 구원의 손길을 찾아 정서적 안정을 찾으려고 하였다. 반면 혈액투석을 하여 이전의 건강회복과 가족의 지지와 배려 속에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었으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도전력이 생기고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를 갖게 되었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한줄기 빛이 희망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혈액투석 환자의 혈액투석경험은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이었고 이를 돕기 위한 방법으로 만성신부전 단계에서부터 혈액투석을 수용할 수 있는 적극적인 상담이 필요하고 교육 프로그램에 간호사, 내과 및 정신건강의학과의사, 종교지도자, 사회사업가, 영양사 등을 참여시켜 다학제적인 접근으로 이루어진다면 혈액투석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의 결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혈액투석 환자의 혈액투석경험을 이해하려고 탐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지만 본 연구에서 밝혀진 의미나 현상들을 중심으로 혈액투석 환자의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 구조화된 후속연구들이 진행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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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Early Experience of Hemodialysis Participants

Theme Theme clusters
· Embarrassment about hemodialysis
· Fear of Hemodialysis room
· Fear of death
I go into darkness
· Atrophy in the procession
· Isolation of oneself
· Denial of a sympathetic gaze
· An eyesore
Being disappearing in others
· Caring family
· Touched for the love of family
Baby bird living with love
· Guilt about family
· The burden of dieting and dialysis costs
· Inevitable acceptance
· Excitement into the new world
Dawn in darkness
· Resentment to reality
· Commitment to absolute
A life longing for the absolute